[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치열하게 2위를 놓고 경쟁 중인 KT와 NC가 한국시리즈 직행보다는 플레이오프 직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주 선발 로테이션만 봐도 그렇다. NC는 20일 잠실 두산전, 21일 고척 키움전, 22일 잠실 LG전, 23일 창원 두산전, 24일 창원 두산전으로 일정이 잡혔다. 지난 19일 잠실 두산전에서 에이스 에릭 페디가 등판해 2-1 승리를 이끈 가운데 20일 태너 털리, 21일 신민혁, 22일 최성영, 23일 이재학으로 로테이션을 구성했다.

지난주 3경기만 치른 만큼 선발진 운영에 변화를 꾀할 여유가 생겼는데 NC 강인권 감독은 순위 경쟁팀을 잡는 데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즉 이번 주 두산과 4번의 맞대결에 올인하며 상황에 따라서는 24일 창원 두산전에서 다시 페디가 나올 수 있다. 이 경우 페디, 태너, 이재학, 다시 페디가 두산과 마주한다.

10위 키움, 1위 LG와의 경기에서는 상대적으로 힘을 뺀다. 신민혁과 최성영 또한 꾸준한 활약을 하고 있으나 페디, 태너를 두산전에 투입해 순위표 바로 아래에 있는 팀에 초점을 맞췄다.

NC 강인권 감독은 지난 19일 “아무래도 순위 싸움을 하는 팀들과 맞대결이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두산, KIA, SSG와 경기들이 많이 남았고 이 경기들이 우리에게는 중요한 싸움이 될 것이다. 그래도 지난주 비 덕분에 부상 선수들이 회복을 잘했고 충전할 시간도 가졌다. 이번 주 중요한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낼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KT와는 이미 모든 경기를 소화한 NC다. KT전이 남지 않은 만큼 바로 아래 있는 팀들과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 붓고 2위 점프를 노린다.

19일 기준 3위 NC에 1경기 앞선 2위 KT 또한 LG전 전력투구보다는 다른 팀과 경기를 확실히 잡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수원 LG전에 2020년 이후 한 번도 선발 등판한 경험이 없는 하준호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사실상 불펜 데이인데 선발 옵션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4일 선발 등판한 배제성이 5일 휴식 후 LG전에 선발 등판할 수 있으나 배제성에게 하루 더 휴식을 주기로 했다. 배제성은 오는 21일 수원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다.

20일 비예보가 있는 만큼 우천취소 가능성도 머릿속에 넣었다. 배제성이 20일, 21일 이틀 연속 준비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21일 롯데전에만 집중하는 게 낫다고 봤다.

이번 주 가장 중요한 대결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KIA와 광주 3연전으로 봤다. 주말 3연전에서 윌리엄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 고영표를 모두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면 26일 잠실 LG전에서는 다시 힘을 빼게 된다.

그만큼 차이가 크다. 시즌 종료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 더 그렇다. 1위 LG는 2위 KT와 6.5경기, 3위 NC와 7.5 경기 차이로 앞서 있다. 4위 두산과는 11경기 차이다. 19일까지 5연승을 달리며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 19일 기준 시즌 전적 75승 47패 2무. 내부적으로 85승 이상이면 정규 시즌 우승이 가능하다고 계산했다. 남은 20경기에서 10승 10패 5할 승부면 목표점에 도달한다.

LG 입장에서는 어색하고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3년 동안 늘 가슴 졸이며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승부를 치렀다. 2021년과 2022년에는 끝까지 선두만 쫓았고 2020년에는 마지막 날 2위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4위로 추락했다. 올해는 정반대다. 시즌 막바지만 되면 차갑게 식었던 타선이 꾸준히 터지면서 독주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