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이제는 과학이다. 가을 바람이 불면 잠실 예수가 긴 머리를 휘날리며 굳건히 마운드를 지킨다. 지난 4년 동안 그랬고 5년째인 올해도 마찬가지다. LG가 에이스 케이시 켈리의 호투를 앞세워 3연승을 달렸다.

LG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4-0으로 승리했다. 승리 주역은 켈리였다. 이날 올시즌 29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 켈리는 92개의 공을 던지며 7이닝 5안타 0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시즌 10승째를 거두며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이뤘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02에서 3.86으로 내리며 5년 연속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도 바라본다.

늘 LG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을 강조해온 켈리다. 2021 정규시즌 막바지. 아내의 출산에도 팀을 위해 태평양을 건너지 않았다. 자신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알고 있기에 팀의 우승을 위해 가족에게 양해를 구하고 선발진을 지켰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정상에 가까운 올시즌 막바지. 에이스로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날도 켈리는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몸쪽 승부를 펼쳤다. 꾸준히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고 유리한 카운트에서 포심 외에 투심, 슬라이더, 커브를 다양하게 구사해 범타를 만들었다. 경기 중반 KT 타자들이 몸쪽을 의식하자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활용하는 등 영리함이 돋보이는 피칭이었다.

켈리 이후 백승현, 김진성, 유영찬이 등판해 승리를 완성했다. 백승현이 8회초 1사 1, 2루 위기에서 내려왔으나 김진성이 황재균과 알포드를 범타 처리해 리드를 지켰다. 9회초에는 유영찬이 마운드에 올라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야수진에서는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 합류한 문보경을 대신해 3루수로 출전 중인 김민성이 돋보였다. 김민성은 4회말 선두 타자로 중전 안타를 날려 출루했고 이후 절묘한 주루 플레이로 3루까지 밟았다. 문성주의 2루 땅볼에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올렸다. 수비에서도 특유의 안정적인 포구와 송구로 핫코너를 든든히 책임졌다.

이날 승리로 LG는 시즌 전적 79승 48패 2무가 됐다. 80승 선점을 눈앞에 둔 가운데 페넌트레이스 우승 매직넘버를 9에서 8로 줄였다.

켈리가 든든히 마운드를 지키는 가운데 LG가 선취점을 냈다. LG는 4회말 선두 타자 김민성의 중전 안타, 다음 타자 박동원의 우중간 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1루 주자 김민성이 재치있는 주루플레이로 3루까지 진루했고, 김민성은 문성주의 2루 땅볼에 홈을 밟았다.

LG는 5회말에 1점을 더했다. 홍창기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신민재 타석에서 폭투가 나와 무사 2루가 됐다. 신민재의 희생 번트로 1사 3루. 김현수 타석에서 콘택트 플레이가 나왔고 홍창기는 빠르게 홈으로 질주해 김현수의 2루 땅볼에 슬라이딩으로 홈을 터치해 득점했다. KT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판정 번복은 없었다.

LG는 8회초 김진성이 1사 1, 2루 위기를 극복한 후 8회말 천금의 2점을 뽑았다. 선두 타자 오지환이 재치있는 번트로 내야안타를 만들었고 김민성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다. 2사 2루에서 문성주의 좌전 적시타. 문성주가 적시타 상황에서 2루까지 밟았고 박해민의 우전 적시타가 연속으로 터졌다.

승기를 잡은 LG는 9회초 유영찬을 마운드에 올려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반면 KT는 불펜 데이로 마운드를 운영했고 대량 실점을 피했지만 타선이 침묵했다. 주권과 하준호가 4.1이닝 2실점을 합작했고 김영현이 2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으나 득점 없이 승리할 수 없었다. 3연승에 실패한 KT는 시즌 전적 73승 57패 3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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