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이제는 3연패다.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딱 한 번 놓친 우승이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숙적’ 일본과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한국은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저장 공상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4강전에서 중국을 30-23(15-14 15-9)으로 격파했다. 전반에는 거센 압박과 잔실수로 살얼음판 리드를 유지했지만, 후반에는 파상공세로 만리장성을 무너뜨렸다.

은메달을 확보한 한국은 카자흐스탄을 40-22로 누른 일본과 결승에서 격돌한다.

2014년 인천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중국에서 아쉬움’을 털어낼 기세다. 한국은 1990년 베이징 대회 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2018년 대회까지 여덟차례 중 일곱번 우승했다. 유일하게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곳이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2010년 대회다. 당시에는 결승진출에 실패,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헨리크 시그넬(스웨덴) 감독이 이끈 한국은 전반 초반 류은희(헝가리 교리)의 7m 스로 2개와 강경민(광주도시공사)의 득점 등으로 5-1로 앞서갔다. 그러나 전반에만 4골을 몰아친 진멍칭을 앞세운 중국에 꾸준히 추격을 허용해 15-14 한 점차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을 맞이한 한국은 강경민과 김선화(대구시청)의 연속 득점으로 격차를 벌리기 시작한 뒤 류은희가 후반 8분경에 3골 차로 달아나는 골을 터트리며 기세를 올렸다. 후반 10분경에는 김선화와 김보은(삼척시청)이 연달아 상대 골문을 열고 4골 차를 만들며 승기를 굳혔다.

한국은 주포 류은희가 7골, 이미경(부산시설공단)이 6골을 넣었고, 강경민도 5골을 기록했다.

류은희는 “광저우 참패 현장에 있었는데 극복해서 다행이고 기쁘다”는 말로 결승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광저우 참패’는 2010년 대회 준결승에서 일본에 덜미를 잡힌 것을 말한다. 류은희는 “당시 대표팀 선수 중 현재 남아있는 건 나 혼자”라며 “4강에서 일본에 졌기 때문에 ‘더 이상 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고, 그 이후로는 일본에 지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일본에서 활약했던 이미경(부산시설관리공단) 역시 “일본은 우리가 최근 맞대결에서 초반에 항상 고전했지만 부담감만 이겨내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은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치른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도 일본을 만나 연장 혈투 끝에 34-29로 이겼다. 지난 8월 일본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 결승에서도 25-24 한 점 차 승리를 따냈다.

한국 시그넬 감독은 “일본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공격과 수비, 속공 등 모든 면에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해야 한다. 한국은 스피드가 뛰어나고 서로 수비에서 유기적인 플레이가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