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손실 138억원…올 상반 SM 인수 등 뮤직 부문 집중
[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지난 2015년 이후 7년 만에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수익성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이달 컴백을 예고하고 있는 이효리가 카카오엔터(안테나뮤직 대주주)의 새로운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카카오 IR 자료와 증권업계 리포트에 따르면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영업손실 138억원을 기록해 7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1조8648억원으로 전년대비 증가했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을 종합해보면 실적이 좋지 않은 편이다. 특히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엔터가 228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이에 지난 3월, 타파스엔터코리아를 청산했다.
뮤직 부문 매출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지난해 1분기 2044억원에서 올해 1분기 2320억원으로 14% 증가했다. 특히 2분기에도 2093억원에서 2434억원으로 1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카카오엔터에서는 뮤직 부분에 선택과 집중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효리 앞세운 ‘안테나’, SM 통합법인 북미 진출 ‘사활’
업계에선 카카오엔터가 올해 상반기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으며, 안테나 뮤직의 지분 절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뮤직 부분의 매출 개선으로 영업이익을 최대한 도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이효리는 MBC ‘무한도전’을 연출했던 김태호 PD와 합작해 tvN ‘댄스가수 유랑단’을 통해 미디어 노출을 시작했다. 또 광고 노출도 자신의 소신으로 하지 않다가 최근 롯데온 브랜드 광고를 통해 10년만에 광고계에 복귀했다. 여기에 오는 12일 디지털 싱글 ‘후디에 반바지’를 발매하면서 셀럽으로서 완전한 복귀를 예고하고 있다. 이효리의 신곡 발표는 6년만이다.
카카오엔터는 안테나 지분을 100% 가지고 있었지만, 지난 6월 42.07%를 약 63억원에 가수 유희열 및 유재석에게 매각했다. 이를 통해 유희열은 안테나 2대 주주(21.4%), 유재석은 3대 주주(20.7%)가 됐다.
이밖에도 카카오엔터는 올 초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후 NCT, 라이즈 등 SM 아티스트를 내세운 해외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카카오엔터 산하 레이블의 인기 K팝 그룹 아이브, 더보이즈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해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엔터와 SM은 지난 8월 북미 통합 법인을 출범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인 북미 시장을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달 4일 데뷔한 SM 신인 보이그룹 라이즈는 데뷔 전부터 이미 미국 현지 대형 음반사인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 산하 RCA 레코드와 계약을 맺는 이례적인 행보를 나타냈다. 라이즈는 데뷔 앨범부터 발매 첫 주 앨범 판매량 100만장을 기록하며 밀리언셀러에 등극해, 대형 신인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북미 통합 법인을 통해 SM과의 시너지를 적극 모색 중”이라며 “조만간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미디어 부분 매출 22%…글로벌 OTT 판매 시너지 극대화
카카오엔터 미디어 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4123억원으로 전년대비 47% 성장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약 22%에 해당된다. 지난해까지 다수 제작사 및 매니지먼트를 인수하면서 ‘미생’, ‘시그널’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 ‘범죄와의 전쟁’ 윤종빈 감독, 배우 박서준, 현빈 등 S급 작가와 감독·배우 라인업을 구축한 상황이다. 성장 초기 단계로 공동 제작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제작 역량을 늘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향후 자체 제작한 드라마나 영화를 글로벌 OTT에 판매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치 또한 높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음원 플랫폼 멜론과 스토리 국내 합산 영업이익 1500~2000억원 수준의 캐시카우를 가지고 있음에도, 실적 대비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 투자 규모가 커 영업적자로 전환됐다”며 “흥행 산업의 수익화 과정은 IP → 미디어/플랫폼→2차 판권 순인데, 아직은 1차 판권과 유통 부문에 매출이 집중돼 있고, 기존 캐시카우 스토리 국내와 멜론의 성장성은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윤 연구원은 “유한 IP들의 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2차 판권 수익화를 노력한다면 수익성 개선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뮤직은 SM 인수를 통해 이익의 레벨을 끌어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IP 가치가 플랫폼 가치인 흥행 산업의 특성상 검증된 IP를 보유한 플랫폼을 통한 빠른 2차 판권 수익화가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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