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샤오싱=김민규기자] 답은 나왔다. 토끼몰이하듯 한쪽으로 몰아야 한다. 아시안게임 4연패 도전에 나선 한국 야구대표팀 얘기다.
한국은 7일 중국 저장성 샤오싱 야구·소프트볼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만과의 야구 결승전을 치르고 있다.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까지 3연패를 일궈내 사상 첫 4연패 도전이다. 대만은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맞붙어 0-4로 완패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최근 맞대결에서 번번히 발목을 잡힌 악연도 있어, 설욕이 필요하다.
대만 선발은 조별리그에서 상대한 린위민이 다시 등판했다. 두산에서 은퇴한 이현승을 연상케하는 독특한 준비동작에 커브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활용해 타자를 제압하는 마이너리거다. 이날도 시속 152㎞까지 측정된 빠른공에 130㎞대 커브와 체인지업으로 한국 타선을 상대했다.
1회초 드러난 린위민의 투구 패턴은 조별리그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좌타자가 많은 한국 대표팀 특성을 공략하기 위해 몸쪽 깊숙히 빠른 공을 찔러 놓고, 바깥쪽 변화구로 타이밍을 빼앗는 전략이다.
한 번 상대한 투수인만큼 투구 궤적은 눈에 익었을 것으로 보인다. 내일이 없는 결승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단이 필요하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 한국 타자를 현미경 분석해 약점을 파고들지만, 낯설지 않은 투수라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
약점은 이미 드러났다. 몸쪽 공은 대체로 유인구 위주로 던진다. 떨어지는 공이 많으므로 볼이 출발하는 각이 살짝 높은 경우가 많다. 타자로서는 한쪽을 포기하는 과감함으로 돌파구를 찾을 여지가 생긴다는 의미다.
이날 주심인 미노 마사타카(일본) 심판위원은 바깥쪽에 대체로 후한 판정을 내렸다. 왼손 투수가 좌타자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변화구를 던지기 용이하다는 의미다. 린위민은 좌타자 바깥쪽에 커브를 즐겨 던진다.
가운데를 기준으로 조금 높게 출발하는 바깥쪽에 포커스를 맞추면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다는 의미다. 몸쪽은 배터박스 홈플레이트쪽으로 바짝 붙어 ‘몸에 맞아도 좋다’는 기분으로 나서는 게 유리하다. 특히 좌타자는 의도적인 크로스스텝으로 린위민을 압박하는 것도 전략일 수 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대만에 덜미를 잡힌 뒤 “결승에서 만나면 반드시 설욕하겠다”고 의기투합했다. 상대가 ‘자기 공’을 마음껏 던질 수 없도록 봉쇄하는 것. 필승 전략이 될 수 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