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박수홍이 여자친구를 위해 사용하는 용도로 비자금을 만들었다.”
“박수홍의 집을 청소하며 버려진 콘돔까지 다 치워주면서 살았다.”
“수홍이가 내가 아는 것만 6명의 여성을 만났다. 임신한 여성도 있어 형과 형수에게 처리해달라고 한 적도 있다.”
귀를 의심케 하는 폭로였다. 친부모가 지천명을 넘긴 아들을 향해 확인되지 않은 치부를 공개석상에서 마구 폭로하는 ‘막장 드라마’가 대한민국 법정에서 펼쳐졌다.
지난 1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배성중) 심리로 열린 8차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박수홍의 부모는 철저히 장남의 입장에 서 작은 아들 박수홍을 향해 날선 비난을 이어갔다.
그러나 발언의 진위가 확인되지 않을뿐더러 객관적이지 않고 사실상 재판에 영향을 미칠만한 내용도 아니기 때문에 현장에 모인 취재진을 겨냥한 ‘박수홍 흠집내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수홍 통장 내가 관리” 父 증언, 다분히 ‘친족상도례’ 면죄부 노렸나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박수홍의 통장과 개인자산 관리를 누가 했는지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이 자리에서 박수홍의 부친은 “박수홍의 개인통장은 모두 내가 관리했다”며 “여자친구를 위해 사용하는 용도로 비자금을 만들었다”고 선을 넘는 발언을 했다.
이외에도 박수홍의 부친은 박수홍의 개인통장에서 생활비 명목으로 인출된 금액은 자신과 아내가 사용한 것이라 주장했다.
이같은 박수홍 부친 증언에 대해 박수홍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존재의 노종언 변호사는 “상식적으로 법인 통장이 아닌 개인 통장에서 ‘비자금을 만든다’는 게 성립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박수홍의 아버지는 OTP카드도 모르고 ATM기기를 사용해 입금은 할줄 알지만 출금은 잘 못하신다. 아마도 ‘친족상도례’를 악용한 전형적인 사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친족상도례’는 형법상 직계혈족과 동거 친족 등 사이에 발생한 재산범죄에 대해선 형이 면제되는 특례법이다.
◇부모 발언, 유튜버 김용호 방송과 일치…허위사실 유포한 형수 추가 고소
공교롭게도 작은 아들 박수홍을 향한 부모의 발언은 지난 12일 사망한 유튜버 김용호의 주장과 일치한다. 김용호는 생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박수홍 형수에게 제보받은 내용이라며 박수홍에 대한 허위사실을 방송했는데 이날 법정에서 박수홍 부모가 한 발언과 내용이 같다.
박수홍 측은 유튜버 김용호에게 이같은 내용을 전달한 주범을 박수홍의 형수로 보고 형수를 명예훼손 및 위증으로 추가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노변호사는 “고 김용호가 기소된 뒤 형수가 김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부모님이 재판정에서 발언한 내용들은 김용호 발언과 일치한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한 원천제보자인 형수를 명예훼손 및 김씨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추가 고소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노변호사는 박수홍의 상황에 대해 “마지막까지 부모를 지키고 싶어했는데 심적으로 큰 상처를 받았다. 황망해한다”며 안타까워했다. 박수홍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말 고아가 된 것 같다”는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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