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은 36라운드까지 228만6110명의 구름 관중이 모였다. 평균 1만584명. 유료 관중 집계가 도입된 2018년 이후 200만 관중을 돌파한 건 올 시즌이 처음이다.

장기 흥행 요인 중 하나로는 축구 팬이 홈경기는 물론 원정경기까지 마다하지 않고 찾는 점이다. 원정석 티켓 예매가 이전보다 치열해졌다. 올 시즌 개막 라운드부터다. 울산과 전북, 포항과 대구전 원정석 티켓이 매진됐다. 대다수 K리그 경기장 원정석 규모가 크지 않아 홈 팬 좌석보다 더 빨리 매진되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올 시즌 현재까지 K리그1 원정 관중은 19만7793명이다. 평균 916명으로 전체 관중의 10%를 차지한다. 원정 관중을 가장 많이 받은 구단은 서울이다. 총 3만7349명(평균 2075명)을 받아들였다. 원정 관중이 가장 많은 구단은 전북으로 3만2304명(평균 1795명)이었다. 울산(2만7769명·평균 1543명), 수원 삼성(2만7065명·평균 1504명)이 뒤를 이었다.

이런 흐름에 맞춰 프로연맹은 원정응원석과 관련한 규정을 2020년 신설했다. ‘경기장 전체 좌석수 중 최소 5% 이상(유럽 주요 리그 규정 적용)을 원정 관중에 배분’, ‘원정팀이 경기 일주일전까지 추가 좌석 분배 요청하면 홈팀과 협의해 결정’, ‘원정응원석 출입문, 화장실, 매점 시설 등은 독립적으로 사용’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규정에 없는 원정 응원팬에 대한 차별과 불편 사례가 늘어난 게 사실이다. 일부 구단이 골대 뒤 중앙 좌석을 비워놓고 관전 시야가 불편한 경기장 모서리 쪽에 원정석을 배정하거나 전체 관중석 매진이 아님에도 추가 좌석을 판매하지 않기도 했다. 또 티켓 가격도 25개 구단 중 8개 구단이 홈 관중석과 같은 조건임에도 원정석이라는 이유로 더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프로연맹은 이런 사례를 고려해 올해 대표자 회의 및 각 구단 실무자를 통해 ‘원정 팬도 K리그의 팬’인 만큼 차별을 두지 않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대다수 구단 관계자가 공감했다. 결국 지난 10월 이사회에서 ‘원정응원석 관람 편의 차별 금지 규정’을 신설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홈 구단이 좌석 여유가 있음에도 원정팀을 응원하는 관중을 좁은 구역에 과밀하게 수용하거나 관전 시야가 나쁜 곳으로 배치하는 것을 금지한다 ▲ 홈 좌석이 매진에 가까운 정도로 판매되는 것이 아닌 한 원정구단의 좌석 추가 요청에 성실히 응한다 ▲ 원정석 가격을 같은 조건의 다른 좌석보다 높게 책정하지 않는다 등이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잔여 시즌 관련 규정 개정 취지와 구체적인 시행 방법 등을 구단에 적극적으로 알려 원정팬 관전 환경의 불편이 있었던 곳은 신속하게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했다.

축구 팬도 팬 친화적인 프로연맹 정책을 반기는 분위기다. 각 구단이 적극적으로 협조하면 차기 시즌에도 지속해서 흥행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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