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축구국가대표팀 ‘클린스만호’에서 기둥으로 성장 중인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의 존재 가치는 태극전사 유니폼 경매 가격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월부터 충청남도 천안시에 건립 중인 축구종합센터 내 유소년 시설 확보를 위해 남자 대표팀 선수 유니폼 경매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7월에 3월 A매치 소집 기간 선수 유니폼을 처음 내놓은 데 이어 8월(6월 A매치 유니폼)과 11월(10월 A매치 유니폼)에 걸쳐 진행했다. 태극전사 전원 유니폼이 대상이며 선수 친필 사인이 포함돼 있다. 경매 시작가는 20만 원이며, 호가 2만 원으로 종료 시점 최고가 입찰자에게 낙찰되는 시스템.

1, 2차 경매에서 최고가에 낙찰받은 건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유니폼이다. 7월에 그의 유니폼은 97명이 입찰, 442만 원에 낙찰됐다. 그리고 8월엔 손흥민의 유니폼이 570만 원(41명 입찰)으로 더 높게 낙찰됐다.

그런데 이달 진행한 세 번째 경매에서는 최고가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의 유니폼은 446만 원(89명 입찰)을 기록, 손흥민(420만 원·121명 입찰)보다 26만 원 더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김민재(156만 원·45명 입찰) 황희찬(130만 원·38명 입찰) 조규성(114만 원·27명 입찰)이 3~5위에 매겨졌다.

이강인의 유니폼은 앞서 두 차례 경매에서 각각 293만 원(86명 입찰)과 330만 원(49명 입찰)을 기록하면서 손흥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세 번째 경매에서 그의 유니폼의 가치가 1위에 오른 건 최근 두드러진 성장세와 맞물린다. 지난달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은 이강인은 그 후 날개를 단 듯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날아오르고 있다.

특히 아시안게임 직후인 10월 튀니지, 베트남과 A대표팀 평가전 2연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포함해 2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이후 PSG에 복귀해서도 공격 포인트 제조기가 됐다. 지난달 26일 AC밀란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3-0 승)에서 PSG 데뷔골을 쏘아올린 데 이어 지난 4일 몽펠리아를 상대로는 정규리그 데뷔골이자 시즌 2호 골을 터뜨렸다. 그 사이 브레스트전(10월 29일)에서는 킬리앙 음바페의 골을 도우며 첫 어시스트도 기록하기도 했다.

다시 A대표팀에 부름을 받은 그는 지난 16일 서울에서 열린 싱가포르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1차전(5-0 승)에서도 상대 밀집 수비를 뚫는 창의적인 패스 등 공격진의 지휘관 구실을 한 적이 있다.

손흥민을 잇는 ‘차세대 기둥’ 이강인에게 모두 열광하는 분위기가 유니폼 경매 시장으로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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