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올 시즌 K리그1 우승을 조기에 확정한 울산 현대가 다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무대를 정조준한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은 28일 오후 7시(한국시간)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ACL 조별리그 I조 5차전에서 빠툼 유나이티드(태국)와 겨룬다.

2승2패(승점 6)를 기록 중인 울산은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승점 12)에 이어 조 2위를 마크 중이다. 그러나 3위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승점 6)과 승점 타이다. 상대 전적에서도 1승1패로 같지만 다득점에서 울산이 1골 더 많아 2위에 매겨져 있다.

같은 날 조호르가 조 선두를 달리는 가와사키 원정에 나선다. 울산으로서는 빠툼을 잡아야만 2위 자리를 지키는 데 힘을 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 추춘제로 바뀐 ACL은 사실 울산에 딜레마 중 하나다. K리그는 내달 첫째주 시즌이 끝난다. 반면 조별리그는 12월 12~23일까지 2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일정이다.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ACL 16강전은 내년 2월 열린다.

다수 국가대표 선수를 보유한 울산은 그사이 열리는 카타르 아시안컵(1월13일~2월11일)에 차출해야 하는 데 사실상 1월 동계전지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기 쉽지 않다. 그 뿐만 아니라 만약 한국 대표팀이 결승까지 진출하면 주력 요원은 소속팀에 복귀하자마자 ACL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홍명보 감독은 최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 시절 경험을 돌이키면서 선수의 과밀 일정을 우려한 적이 있다. 그는 “2000년 일본 J리그에서 50경기 넘게 뛰었다. 그해 12월 일왕배를 뛰고 곧바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 (동계)훈련에 참가한 적이 있다”며 “결국 J리그 개막전부터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지더니 피로 골절이 왔다”고 말했다.

울산처럼 한 시즌 리그 뿐 아니라 FA컵, ACL 등 많은 대회를 소화하는 주력 선수가 비시즌에 잘 쉬지 않은 채 무리하게 새 시즌을 맞이하는 것에 우려 요소를 표한 것이다.

2020년 새 왕조 구축에 성공한 울산이 차기 시즌 내세우는 주목표는 당연히 리그 3연패다. 홍 감독도 “3연패에 도전하고 싶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추춘제로 처음 시행하는 ACL이 자칫 독이 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고 포기는 없다. 홍 감독은 K리그 챔프로 아시아 무대에서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우선 잔여 2경기를 모두 이겨 16강에 오른 뒤 차기 시즌 비전과 더불어 어디에 포커스를 둘지 고민하겠다는 의지를 품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