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자책골 ‘불운’에도 손흥민(31·토트넘)은 맨체스터 시티 ‘킬러’ 면모를 발휘했다.
손흥민은 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 맨시티와 맞대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손흥민은 1골1도움을 올렸고, 토트넘도 맨시티와 3-3 무승부를 기록해 3연패에서 탈출했다.
손흥민은 이날 어김없이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했다. 경기 초반부터 강한 전방 압박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전반 6분 코너킥 이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의 스피드와 마무리 능력이 빛났다. 데얀 클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질주한 뒤 곧장 페널티박스로 진입,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맨시티 킬러’다운 면모였다.
그러나 웃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3분 뒤 맨시티의 프리킥 혼전 상황에서 넘어온 공이 손흥민의 무릎을 맞고 그대로 골대로 빨려들어갔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손흥민의 자책골. 허무한 순간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은 손흥민은 후반 24분 간결한 패스로 지오바니 로 셀소의 득점을 도왔다. 덕분에 토트넘은 원정길에서 소중한 승점 1을 추가했다.
유럽축구 통계전문매체 ‘옵타’는 손흥민이 이색적인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경기 10분 만에 득점과 자책골을 모두 기록한 EPL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됐다. 1999년 5월 가레스 배리가 찰튼을 상대로 기록한 24년 6개월여 만에 처음 나온 진기록(?)이다. 뿐만 아니라 한 경기에서 골과 도움 그리고 자책골까지 동시에 기록한 건 손흥민을 포함해 역대 5명뿐이다. 2008년 케빈 데이비스, 2012년 개러스 베일과 웨인 루니, 지난해 제이콥 램지가 기록했다.
팀 승리를 견인하지는 못했지만 손흥민은 EPL 강호 맨시티를 상대로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맨시티전 통산 18경기에서 8골4도움을 기록했다. 덕분에 맨시티전 맨 오브 더 매치(MOTM)로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손흥민은 경기 후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가끔 자책골을 범할 수 있다. 맨시티를 상대로 골을 넣어 기쁘다. 우리는 90분 동안 계속해서 믿음을 갖고 경기를 펼쳤다.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인 맨시티를 상대로 자랑스러운 결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