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이 고개를 숙였다.
12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향사합의 25-1부(박정길·박정제·지귀연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아인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지인 최모씨(32)도 이날 함께 재판을 받았다.
이날 현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10시경 검은색 정장을 입고 변호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유아인은 담담하고 차분한 표정으로 법정으로 들어섰다.
그는 공판에 앞서 심경ㅇ을 묻는 취재진의 물음에 “여러분들께 심려를 드려 죄송한 마음이다. 앞으로 남은 재판 과정을 성실히 임하면서 할 수 있는 설명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로 인해 크게 실망하시고 많은 피해를 보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당초 유아인의 첫 공판 기일은 지난달 14일이었으나 유아인의 변호인이 기일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한 차례 재판이 연기됐다. 미뤄진 기일 동안 유아인은 4명의 변호인을 추가로 선임했다.
검찰은 유아인을 프로포폴 상습 투약, 타인 명의 수면제 불법 처방 매수,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 인멸 교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최씨는 대마 협연,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범인 도피 등 혐의가 적용됐다. 유아인은 수사 과정에서 대마를 제외한 마약 투약 혐의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아인이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기록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2월 유아인이 미국에서 입국한 직후 모발과 소변을 채취해 감정했고 조사 결과 투약이 의심되는 마약류가 프로포폴 외 대마, 코카인, 케타민, 졸피뎀, 미다졸람, 알프라졸람 등으로 확인된 바 있다.
검찰은 유아인이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프로포폴을 181회 투약하고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44차례 걸쳐 다른 사람 명의로 수면제를 불법 처방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9일 경찰에서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유아인이 지인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하고, 미국에서 일행들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혐의 등을 추가로 입건했다. 아울러 유아인이 본인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공범인 최씨를 해외로 도피시키거나 관련 공범에게 진술을 번복하도록 회유·협박한 혐의도 추가했다.
앞서 경찰은 유아인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지난 9월 추가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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