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꿈을 향한 문이 열린다. 역대 아시아 야수 최초, 그리고 KBO리거 최초 1억 달러 계약 규모 빅리그 진출은 시작점이 될 것이다. 여러가지 이유에서 아시아를 바라보는 시선이 뜨거울 수밖에 없는 메이저리그(ML)다.

일단 선수가 부족하다. 투수가 특히 그렇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 마이너리그가 문을 닫은 여파가 이어진다. 구속 혁명과 맞물려 투수 트레이닝에도 큰 변화가 있었는데, 2020시즌 마이너리그 셧다운으로 유망주 투수들이 제대로 몸을 만들지 못했다. 2021년 시즌 재개 후 부상과 수술이 끊이지 않고, 30개 팀 모두가 투수 수급에 열을 올린다.

그 결과가 1년 전 빅리그에서 방출됐던 에릭 페디의 1500만 달러 계약이다. 2022년 연봉 215만 달러를 받은 후 ML을 떠났던 그가 2024년과 2025년 2년 동안 시카고 화이트삭스로부터 1500만 달러를 받는다. 올해 KBO리그 최고 투수로 올라서면서 신분 상승을 이뤘다. 워싱턴 시절 5선발과 중간을 오갔던 그가 화이트삭스에서는 선발진 한자리를 보장받았다.

선발만 부족한 게 아니다. 중간 투수도 적다. KBO리그에서 가장 강한 공을 던지는 투수 중 한 명인 고우석을 향한 수요가 있을 만하다.

2022년보다 못한 2023년을 보냈지만, 이미 ML 스카우트 머릿속에는 고우석의 지난 7년이 들어있다. 수시로 리포트를 작성했고 2022년 활약한 요인과 2023년 고전한 요인도 리포트 안에 포함됐다. 이정후가 상대적으로 고전한 2023년을 보냈음에도 1억13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것처럼, 고우석도 올해 부진이 생각보다 큰 마이너스 요인은 아닐 수 있다.

고우석 에이전트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와 더불어 2, 3 구단이 오퍼를 고려한다고 한다. 마감 시한은 내년 1월 4일. 머지않은 시점에서 고우석의 ML행이 결정될 전망이다.

그 다음도 있다. 2024시즌 후 김혜성이 포스팅을 통해 ML에 진출할 수 있다. 이정후와 함께 천재 좌타자로 불린 강백호 또한 여전히 빅리그 진출 가능성이 있다. 강백호는 등록일수 145일 이상을 5시즌 채웠고 국제대회에 총 4번 출전했다. 2022년 등록일수 114일에 그치며 부족했던 부분을 국제대회 출전으로 메우고, 2024시즌 145일 이상을 기록하면 포스팅 자격을 얻는다.

물론 포스팅이 곧 빅리그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계약 규모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듬해 FA 자격을 얻고 다시 도전할 수 있다. 그래도 KBO리그 특급 선수를 향한 ML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있을 것이다.

시야를 멀리 두면 더 그렇다. ML 사무국은 2024년 중으로 32구단 체제 확장을 계획하는 위원회를 설립한다. 샬럿, 내슈빌, 포틀랜드, 유타, 그리고 캐나다 몬트리올 등이 32개 구단 체제 확장 시 유력한 연고지로 꼽힌다. 2028시즌 32구단 체제로 빅리그가 더 커진다.

구단이 늘면 자연스레 선수가 더 필요하다. 빅리그의 아시아 리그를 통한 선수 수급은 꾸준히 이뤄질 수밖에 없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