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수년간 다수의 신도들을 성폭행하고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정명석(78) 총재에게 징역 23년형이 선고됐다.

고령의 나이를 고려하면 중형이다. 정씨가 살아서 만기출소할 경우 101세가 된다.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는 22일 준강간과 준유사강간, 강제추행, 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과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이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 기준(징역 4년∼징역 19년3개월)을 넘어선 형량이다.

재판부는 “종교적 약자로서 범행에 취약한 다수 신도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성폭력 범행을 저질렀고, 피고인을 순종하던 여성 신도의 심신장애 상태를 계획적으로 이용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원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자에게 심각한 2차 피해를 일으켰고, 다수 참고인이 수사기관에서 허위로 진술하는 등 조직적으로 수사를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또 “녹음파일이 있음에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보겠다는 의지로 혐의를 부인하면서 피해자들을 인신공격하고 무고로 고소하기까지 했다”라며 “기피 신청권을 남용해 재판을 지연시키고 재판 공정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해쳤다”고 판시했다.

앞서 지난 2008년 정씨는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말레이시아 리조트, 홍콩 아파트, 중국 안산 숙소 등에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죄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다.

하지만 출소 한달만인 2018년 3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홍콩 국적 여신도 메이플(29)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하고, 호주 국적 여신도 에이미(30)와 한국인 여신도를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외국인 여신도들이 자신을 허위로 성범죄로 고소했다며 경찰에 맞고소하는 등 무고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정씨는 자신을 메시아로 칭하며 신도들을 세뇌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내용은 지난 3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에서 공개돼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직접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메이플 등 신도들은 정씨의 충격적인 성범죄 정황을 폭로했다.

한편 1심 선고 직후 방청하던 JMS 신도들은 울음을 터뜨리거나 강하게 항의하며 반발했다. JMS 교인협의회는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명석 목사는 증거에 의한 공정한 재판이 아닌 여론재판을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반 JMS 단체 ‘엑소더스’의 김도형 교수는 “성범죄 피해자가 18명 더 있고, 이 가운데 3건이 송치돼 검찰이 조만간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명석이 무병장수해서 모든 징역형을 채우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까지 정씨를 성폭행 또는 성추행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소한 여성은 미성년자를 포함해 21명에 달한다.

이밖에도 정씨의 성범죄를 돕거나 비호한 JMS ‘2인자’ 김지선(44·여) 씨와 민원국장 김모(51·여) 씨 등 JMS 간부 4명은 최근 진행된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 6개월∼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른 간부 2명에게는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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