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가고시마=김용일 기자] “우리 팀에서 가장 많이 뛰는 게 우선이죠(고승범)”
“빠른 템포, 강한 투쟁심으로 한단계 더 발전하고 싶어요.(류재문)”
고승범(30·울산HD)과 류재문(31·FC서울)은 K리그에 귀한 공수 만능 허리 자원이다. 둘 다 이적시장마다 타 팀 구애를 받는데, 나란히 2024시즌을 앞두고 새 유니폼을 입었다. 고승범은 지난해 박용우가 빠진 뒤 3선에 어려움을 겪은 ‘디펜딩 챔프’ 울산으로, 류재문은 오스마르가 떠난 서울로 각각 옮겼다. 축구 선수로 전성기 나이인 고승범과 류재문은 나란히 새 팀에서 도약을 꿈꾼다.
최근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 캠프에서 만난 둘은 자기 역할을 명확하게 언급했다. 고승범은 홍명보 감독과 첫 만남을 떠올리더니 “부담 두지 말고 편하게 하라더라. (울산을) 선택할 때 감독의 존재도 컸다. 워낙 레전드 출신이고 카리스마가 있지 않느냐”며 “말씀이 많이 없으신 줄 알았는데 먼저 다가와 주셔서 감사하더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이전보다 (중앙에) 퀄리티를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감독께서 강조한 게 많이 뛰는 것이다. 그건 내가 자신이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류재문도 ‘지략가’ 김기동 감독과 만남을 반가워했다. 그는 “김 감독께서는 공격 지역으로 먼저 가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공수 전환이 빠르다”며 “난 과거 대구FC 시절부터 늘 수비를 많이 하는 축구를 했다. 이전보다 더 (공격적으로) 재미있게 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것을 이겨내면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란히 팀 내 롤모델도 존재한다. 이청용(울산)과 기성용(서울) ‘쌍용’이다. 고승범은 2선의 ‘만능열쇠’로 지난해 수비형 미드필더 구실까지 해낸 이청용에 대해 “프로 생활하며 ‘이 선수 정말 잘한다’고 느낀 게 청용이 형이다. 힘이 덜 들어가고 깔끔하게 공을 찬다. 한 수 높은 축구”라며 “내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축구가 청용이 형의 느낌”이라고 말했다.
류재문은 당장 3선에서 ‘주장’ 기성용과 호흡한다. 그는 “예전부터 성용이 형의 플레이를 보며 좋아했다. 옆에 서는 것만으로도 좋고, 매우 든든하다”며 “성용이 형은 킥력이 굉장히 좋다. 또 남다른 아우라가 있다. 나부터 희생하는 마음으로 뛰면 잘 맞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