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 기자]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이 스스로 ‘결자해지’할 기회도 줘야 한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21일(홈)과 26일(원정) 태국을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2연전을 치른다. 2차 예선에 나설 명단은 임시 감독을 맡은 올림픽대표팀 황선홍 감독이 11일 발표할 예정이다. 대표팀은 18일 소집한다.

최대 화두는 이강인의 발탁 여부다. 그는 최근 막을 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주축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요르단과 준결승을 앞두고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다퉜다는 사실이 알려져 커다란 비판을 받았다.

이강인은 소셜미디어에 “축구팬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뿐이다.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 더 좋은 선수,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글을 남기며 사과했다. 이후 영국 런던으로 이동해 손흥민을 만나 다시 사과했다. 손흥민도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이강인을 감쌌다.

강한 ‘멘탈’을 소유한 이강인이지만 아시안컵 논란 이후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에서 출전 시간도 다소 줄었다. 전체적으로 경기력 역시 침체한 게 사실이다. 다만 이런 흐름을 명분 삼아 이강인을 대표팀에 ‘무조건’ 발탁하지 않아야 한다는 견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표팀은 최고의 선수가 모이는 자리다.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이강인은 2001년생으로 한국 축구의 소중한 자산이자 미래다. 축구인 모두 이강인의 재능은 특별하다고 평가한다. 황 감독으로서는 임시 체제지만 최고의 전력을 꾸려 태국과 2연전을 치르는 게 이상적이다.

무엇보다 이강인 스스로 대표팀에 들어와 아시안컵에서 함께한 동료에게 제대로 사과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이강인을 위해서도 그렇다. 그가 아시안컵 기간 잘못한 건 사실이지만, 범죄를 저지른 건 아니다. 용서받을 기회도 있어야 한다는 견해가 축구인 사이에서 자주 나온다.

경기장에서 받을 야유와 다툼을 벌인 손흥민과 호흡에 관한 우려는 그다음 고려해야 할 문제다. 대표팀에 소집돼 잘못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게 이상적이다. 그래야 이후 대표팀에 거리낌 없이 합류할 수 있다. 이강인은 월드컵 예선 뿐 아니라 파리 올림픽 본선에도 출전할 나이대다.

만약 3월에 이강인을 뽑지 않는다면, 6월 A매치까지 지속해서 이강인 ‘발탁’ 이슈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강인도, 대표팀도, 더 나아가 축구 팬도 바라는 상황이 아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