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파리생제르맹(PSG)의 이강인이 동갑내기 라이벌 쿠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앞에서 홀로 웃었다.

이강인은 6일(한국시간)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의 레알레 아레나에서 열린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들어가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활약하며 PSG의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1차전 홈 경기에서 2-0 승리했던 PSG는 두 경기 합계 4-1로 크게 앞서며 여유롭게 8강에 진출했다.

이강인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PSG는 전반 15분 만에 킬리안 음바페가 선제골을 넣어 1-0 앞서 나갔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브래들리 바르콜라 대신 피치에 들어간 이강인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킥오프 2분 만에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골대를 노크한 이강인은 후반 11분 음바페의 골을 도왔다.

미드필드 진영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음바페가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가슴으로 공을 잡은 이강인은 그대로 공간 패스를 연결했다. 수비 라인을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환상적인 킬러 패스였다. 스피드가 좋은 음바페가 완벽하게 골키퍼와 1대1로 대치하게 만드는 패스였다. 음바페는 단 두 번의 터치 후 오른발 슛을 통해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 후 음바페는 이강인을 향해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패스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만큼 완벽한 어시스트였다.

이강인은 이번시즌 프랑스 리그1에서 1골2도움, 챔피언스리그에서 1골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를 통해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첫 번째 도움을 적립했다.

이강인은 이후에도 오른쪽 측면과 중앙, 심지어 왼쪽까지 이동해 공수에 걸쳐 활발하게 움직였다. 기민한 드리블, 탈압박, 정확한 패스로 활기를 더했고, 레알 소시에다드의 추격을 방해했다. PSG는 후반 44분 만회골을 허용했지만, 잔여 시간 한 골 차 리드를 잘 지키며 승자가 됐다.

축구통계업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에 평점 7점을 부여했다. 선발 출전한 우스만 뎀벨레(6.8), 바르콜라(6.5)보다 높았다.

이날 경기에는 레알 소시에다드의 에이스 쿠보도 선발 출전했다. 쿠보는 이강인과 나이가 같고, 스페인에서 성장했다. 동갑내기 선의의 경쟁자로 ‘별들의 전쟁’에서 맞대결을 벌였다. 후반 막판 이강인이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두 선수가 같은 터치 라인에서 싸우는 모습도 연출됐다.

쿠보는 팀 공격수 중에서는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으로 공격을 이끌었지만, 후반전에는 존재감이 미미했다.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는 못했다. 팀도 완패하며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여정을 16강에서 마감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