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 기자] ‘고래사냥’,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한국영화사와 함께 한 정광석 촬영감독이 8일 별세했다. 향년 91세.
유족과 영화계에 따르면 정 감독은 이날 오전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1933년 서울 출신인 고인은 군대에서 홍보업무로 사진촬영을 맡은 게 계기가 돼 영화계에 입문했다.
처음에는 조명스태프로 일했지만 이봉래 감독의 ‘새댁’(1962)을 통해 촬영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후 고인의 발자취는 한국영화계 발전과 함께 이어졌다. 하명중 감독의 ‘땡볕’(1984), 배창호 감독의 ‘고래사냥’(1985), 강우석 감독의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1989) 등 80년대 히트작이 모두 고인의 촬영으로 탄생했다.
1990년대 히트작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1992), ’투캅스‘(1993), ’인정사정 볼것 없다‘(1999) 등에 참여했으며 영화 ‘동감’(2000), ‘신라의 달밤’(2001) 등 2000년대에도 노익장을 과시했다. 마지막 촬영작은 안상훈 감독의 ‘아랑’(2006)이다.
고인은 총 184개 한국영화에 참여했으며 특히 배창호 감독과는 ’꼬방동네 사람들‘(1982), ’적도의 꽃‘(1983),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1984), ’젊은 남자‘(1994) 등 총 8편의 영화에서 협업했다.
탁월한 미적감각을 인정받아 ’땡볕‘으로 대종상영화제 촬영상, 시카고국제영화제 최우수촬영상 트로피를 안았고 ’인정사정 볼것 없다‘로는 청룡영화제, 대종상, 프랑스 도빌영화제 등에서 촬영상을 받았다. 2006년에는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의 영광을 수상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쉴낙원김포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0일 오전 10시, 장지는 인천가족공원과 무지개뜨는언덕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훈재·원찬 씨, 딸 화숙·리나 씨, 배우자 이정순 씨가 있다. mulg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