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강속구 투수가 아님은 모두 알고 있다. 그래도 팔 높이가 낮은 왼손 투수다. 낮은 타점에서 형성되는 횡 무브먼트가 통하면 선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고 봤다. 에이스급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낯섦은 충분한 무기가 될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지난 8일 잠실에서 두산을 상대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KIA 외국인 투수 캠 알드레드(28) 얘기다.

아쉬움이 큰 경기였다. 이날 알드레드는 3이닝 동안 안타 6개·볼넷 3개를 내주고 6실점했다. 3회까지는 1실점으로 선방했는데 4회에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무너졌다. 연속 볼넷으로 허무하게 만루 위기에 처했고 이유찬과 조수행 상대 8·9번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3회초까지 5-0으로 리드했던 KIA도 3회말 1실점, 4회말 5실점으로 역전당했다. 지난 7일 두산에 패하며 59일 만에 1위에서 내려왔는데 2위 경쟁도 만만치 않은 KIA다.

물론 알드레드에게는 이제 겨우 한 경기다. 시즌 중 한국땅을 밟아 적응기 없이 실전에 나선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타자들의 성향부터 포수의 볼배합까지 한국과 미국은 다른 야구를 한다. 기교파 투수인 알드레드로서는 리그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이용하는 게 중요하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팀에 여유가 있으면 부담 없이 적응기를 보낼 수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투구수와 이닝수를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 KIA는 로테이션 조차 버겁다. 애초 계획했던 제임스 네일-윌 크로우 원투 펀치 구상이 무너졌고, 이의리 또한 팔꿈치 수술로 시즌아웃됐다.

선발진이 불안하면 페넌트레이스 운영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개막 로테이션만 놓고 보면 어느 팀도 부럽지 않았는데 다섯 자리 중 두 자리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또 한 장의 카드를 펼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KIA는 지난달 29일 알드레드를 교체 외국인 선수가 아닌 대체 외국인 선수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즉 여전히 외국인 교체 카드는 2장이다.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수 있는 외국인 교체 마감일은 8월 15일. 행정 절차까지 생각하면 늦어도 7월 말까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알드레드와 지난 2년보다 고전하는 외국인 외야수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두고 고민하는 시간도 두 달이 남지 않았다.

늘 외국인 투수가 아쉬운 KIA다. 지난해에도 교체 카드 두 장을 모두 외국인 투수로 소진했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징크스는 올해까지 현재진행형이다. 미국으로 출국한 심재학 단장이 어떤 답을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