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어색하지만, 편하고 좋다.”

디펜딩챔피언도 동참했다. 시대적 흐름이기도 하고, 대중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가 결단을 내린 ‘반바지 허용’에 디펜딩챔피언 장유빈(22·신한금융그룹)도 동참했다.

KPGA는 11일 개막한 군산CC 오픈에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규정상 반바지 착용을 금지하지는 않지만, 후원사나 골프장 등에서 반대하는 경우가 있어왔다. 프로암 대회를 공개형으로 전환하고, 대회 수익을 총상금에 합쳐 선수에게 돌려주는 등 KPGA투어 패러다임 변화를 시도한 군산CC는 폭염과 높은 습도 등을 고려해 반바지 착용을 허용했다.

첫날 11명이 반바지를 입고 플레이했는데, 반응이 좋은 편이다.

반바지를 챙겨오지 않았던 장유빈은 12일 대회 2라운드에서 반바지를 입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낚아 오후 2시 현재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반바지 허용 소식을 전해듣고는 응원하러 온 할머니께 부탁해 전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공동 6위였는데, 하루 만에 리더보드 최상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전지훈련 때도 항상 반바지만 입고 훈련했다. 해외투어에서도 반바지를 입고 경기한 적이 있어 익숙한 것 같다”며 “KPGA투어에서 반바지를 입고 뛰는 게 어색하지만, 편하고 좋다”고 말했다. 반바지 효과가 성적 향상으로 이어진 셈이다.

장유빈은 “어제 오늘 큰 위기 없이 잘 넘겼다. 오늘은 티샷이 좋아 스코어를 잃을 일이 없었다. 어제 벙커에서 실수한 13번홀에서 잘 빠져나온 덕에 흐름이 끊기지 않았다. 무리하게 공략하지 않은 게 보기 없는 플레이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은 경우가 많은 시즌이어서, 타이틀방어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그는 “디펜딩챔피언이지만 우승 욕심보다는 즐기면서 플레이하고 싶다. 주말에도 물론 긴장하겠지만, 이 긴장을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할 생각이다. 군산CC와 잘 맞는다고 생각하므로, 지금 페이스대로 최종일까지 마무리하고 싶다”고 자신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