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김민규 기자] “진정 즐길 줄 아는 KT가 챔피언~!”

갑작스레 쏟아진 폭우지만, 팬들의 함성과 ‘떼창’ 소리는 더 크게 야구장을 메웠다. 물 대포가 쏘아질 때마다 행복한 비명이 가득하다. 경기는 노게임이 선언됐지만 수원야구장을 찾은 팬들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2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T와 NC 경기가 우천 노게임 선언됐다.

이날 비 예보가 있었지만 경기 개시 직전까지 내리지 않으면서 예정대로 오후 6시에 경기가 시작됐다. KT 선발 조이현과 NC 선발 이재학이 각각 2이닝을 실점 없이 잘 막았다. 3회초 NC 공격 때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그라운드에 대형 방수포가 등장, 6시43분께 경기가 우천 중단됐다.

40분 가까이 비가 잦아들지 않자, 심판진은 오후 7시 20분에 노게임을 선언했다.

노게임 선언에도 KT 팬들은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더 큰 함성과 응원가, 신나는 음악을 소리쳐 부르며 축제를 즐겼다. KT 시그니처 이벤트 ‘워터 페스티벌’ 때문.

‘워터 페스티벌’은 KT가 1군 첫 시즌인 2015년부터 시작한 연례행사다. 코로나19와 수재 등으로 인해 열리지 않았던 2020~2022년을 제외하고 매년 진행해왔다. 말 그대로 KT가, 그리고 수원이 ‘워터 페스티벌’ 원조 맛집.

어느새 수원케이티위즈파크를 대표하는 응원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1루 내야 관중석에 설치된 인공 강우기를 비롯해 워터 캐논, 스프링클러가 안타와 득점이 나올 때마다 물줄기를 쏘아 올려 팬들을 열광케 했다. 여기에 폭우는 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팬들은 진정으로 축제를 즐겼다. 경기가 중단, 노게임 선언으로 끝났음에도 멈출 기색이 없다. 가수 싸이의 ‘챔피언’, G-드래곤의 ‘삐딱하게’ 등 목놓아 노래를 따라부르며 KT 승리를 외쳤다. 이 같은 ‘야캉스(야구+바캉스)’가 프로야구 1000만 관중 시대를 더 앞당길 전망이다.

올해 KT ‘워터 페스티벌’은 지난해보다 3경기 늘어난 15경기에서 선보인다. 21일에는 시구자로 나서는 래퍼 ‘창모’가 축제를 함께 한다. 8월 10~11일엔 DJ 초청 뮤직 페스티벌, 8월 17일엔 인기 밴드 ‘QWER’의 특별 공연이 펼쳐진다.

더욱이 8월 10일에는 아이돌 그룹 시그니처의 멤버 지원이 시구자로 나서 워터 페스티벌을 함께 즐길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인플루언서 성해은, 배우 권아름, 이태환, 김도훈, 허남준 등도 위즈 파크를 찾아 페스티벌을 팬들과 함께 한다.

이밖에도 올해는 위즈파크 외야 중앙 상단에 ‘위즈 테라스’를 운영한다. 위즈 테라스엔 비치 그늘막과 해먹, 선베드 등을 배치해 여름 해수욕장에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 가족, 연인 단위의 팬들이 프라이빗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