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간이식 수술에서도 AI 바람이 불고 있다. 생체 간이식에서 중요한 공여자 간의 크기와 용량을 측정하는 데 유용한 AI 모델이 등장했다. 특히 일본 주도 수술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 국내 연구원이 개발한 국산 AI 모델이 산업 지형을 바꿀 수 있을지, 전 세계 의료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유진수·오남기 교수, 영상의학과 정우경·김재훈 교수 연구팀은 ‘국제외과학저널(IF: 15.3)’ 최근호에 생체 간 공여자의 간의 크기와 용량을 CT 영상을 바탕으로 자동 측정이 가능한 ‘간이식 AI 모델’을 제시했다.

기존에는 이식외과 의사가 CT 영상을 기반으로 공여자의 간을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나눈 후, 일일이 손으로 크기와 용량을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사람이 직접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의사마다 주관적 판단에 따른 오차 발생이 한계였다.

연구팀은 2022년 4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공여자로 수술받은 환자 114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간이식 AI 모델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CT 영상 검사 결과를 3D 모델로 제작하고, U-Net 기반 딥러닝 모델을 설계했다.

기존 의료진이 직접 비교했을 때 유사도는 우엽 94%, 좌엽 91%로 나타났다. 간의 용량 차이도 간이식 AI 모델과 의사가 직접 측정한 값 차이에서 평균 9.18㎖로 낮았다.

환자 간의 용량 크기에 대한 변동성을 예측하는 결정계수(R²)를 비교한 값에서는, 간이식 AI 모델의 결정계수가 0.76으로 의사가 직접 하는 경우보다 0.68을 앞섰다.

그만큼 AI 모델이 의사보다 실제 환자의 간의 용적이나 크기 등을 더 정확하게 구분해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간이식 AI 모델의 가능성을 초기 단계에서 확인한 만큼, 이를 발전시켜 보다 정교화한 범용 서비스로 구현할 계획입니다.

특히 국내 시장에 주로 쓰이는 3D 모델링 기반 수술 계획 SW 시장을 주도하는 일본을 역전할 가능성도 AI 모델에 있다고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유진수 교수는 “간이식 수술 이전 잘 준비된 계획이 수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라며 “생체 간 공여자의 숭고한 뜻을 살리고, 환자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간이식 AI 모델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가겠다”라고 말했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