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 기자] 선수 의지와 KIA의 우승 열망이 통했다. KIA가 메이저리그(ML) 통산 36승 투수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KIA는 6일 “좌투수 에릭 라우어(Eric Lauer·29)와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30만 달러 등 총액 35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양 쪽의 마음이 맞아 떨어졌다. KIA 스카우트팀 관계자는 이날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선수 본인의 의지가 컸다”고 했다.

관계자는 “라우어에게 우리가 제시한 연봉은 라우어가 미국에서 버는 돈보다 적었지만, 선수 본인이 KBO리그에서 반전을 꿈꿨다. 스스로 동기부여 요인을 찾으려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KIA 구단 역시 라우어 영입을 강하게 원했다. 관계자는 “라우어는 KBO리그 다른 구단도 영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선수다. 그만큼 검증된 선수다. 우리도 20~30명 넘는 투수들을 면밀히 관찰한 끝에 라우어와 접촉했다”고 전했다.

포스트시즌을 대비한 선수 영입이기도 하다. KIA는 105경기가 지난 현재 61승2무42패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정규시즌이 40경기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포스트시즌을 준비했다.

관계자는 “라우어가 ML에서 플레이오프 경험이 있다. 또 6시즌 간 ML에서 596.2이닝을 선발투수로 나섰다. 풍부한 경험과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가장 높이 샀다. 제구도 정말 좋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수 교체 마감 시한(8월15일)을 단 며칠만 남겨두고 영입에 성공했다. 이 역시 KIA 심재학 단장 부임 이후 이어진 철저한 외국인 투수 검증 작업 때문이다.

관계자는 “심재학 단장 부임 이후 외국인 선발 과정 프로세스가 전면 개편됐다. 윌 크로우, 제임스 네일, 캠 알드레드를 비롯해 이번 라우어까지, 그간 계약한 외국인 선수 면면을 살펴봐도 분명, 구단 내부에서 치열하게 노력하고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팬 여러분도 느끼실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며 라우어 계약 성사까지 치열한 내부 토론과 검증을 통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KIA는 올시즌을 앞두고 선발한 크로우와 네일을 다른 9개 구단보다 비교적 늦게 영입 발표를 했다. 결과적으로 네일의 선발은 대성공이었다. 네일은 시즌 초중반까지 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현재 평균자책점 리그 2위(2.78)다. 라우어 영입 역시 이러한 프로세스를 통해 선발됐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

마지막으로 관계자는 “라우어가 리그와 팀에 잘 적응해 남은 정규리그 및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라우어는 ML 통산 120경기(선발 112경기)에 출장해 36승 37패 2홀드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했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36경기(선발 30경기)에 나서 9승 10패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22년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 소속으로 29경기에 선발로 나서며 11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