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주상 기자] 빛의 흐름을 타고 내면 의식 속에서 창조의 시작을 따라 자유를 그리는 작가!
한 줄로 화가 김영리의 작품세계를 표현한 문장이다. 이탈리아 문예부흥의 원초인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이 즐겨 사용한 템페라 기법을 현대미술에 접목해 새로운 예술세계를 창조,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완성해 온 화가 김영리의 개인전 ‘空間: 빛과 소리의 흔적’이 나마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김영리는 자신의 여정을 보여주는 대표작인 추상 연작인 ‘In’을 비롯해 ‘Helical Trace’, ‘Resonance’, ‘Rope’ 와 함께 가장 신작인 공간을 형상화시킨 작품 ‘Space’까지 연작 위주로 총 5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영리는 색 분할과 원형 픽셀의 반복적인 형태를 통해 유기적 형상을 탐구하며, 색을 통해 얻는 에너지와 단순화된 형태에서 오는 유희, 그리고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자신의 내면과 삶을 성찰하는 과정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언뜻 보면 똑같아 보이는 픽셀일지 모르지만, 자세히 보면 하나하나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다. 작업이 거듭되며 변화하기도 하고, 그리는 순간 작가의 감정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그는 이를 ‘변화하는 반복 ’이라 부른다.
마치 물리학의 화두인 프랙탈을 캔버스에 옮겨온 느낌이다. 반복을 통해 궁극의 세계로 도달하려는 작가의 의지가 엿보인다. 김영리는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후 1988년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유학하며 다양한 매체를 접했다.
맨해튼 소호 갤러리에서 먹을 활용한 표현주의 작품들로 그는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실험적인 회화 작업을 지속하며 동서양의 회화 기법을 결합하는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특히,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미술 기법인 템페라를 현대 회화에 접목하여 색감과 형태,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철학적 탐구를 표현해내고 있다.
템페라는 유화가 탄생하기 전까지 서양미술의 기본재료로 사용되었다. 천연 안료와 달걀노른자, 벌꿀, 무화과즙 등을 용매제로 사용하여 내구성과 투명성이 뛰어난 물감을 만들어내는 기법이다. 김영리는 이러한 서양화의 재료를 바탕으로 동양화의 감성과 여백을 캔버스 위에 구현해내고 있다.
김영리의 초대전 ‘空間: 빛과 소리의 흔적’은 오는 9월 3일부터 24일까지 나마갤러리 제1관 제2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전시 입장 및 관람은 무료다. rainbow@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