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이 고개를 떨궜다. 그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유아인은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의료법 위반, 사기 등 혐의를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는 3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유아인에게 징역 1년과 벌금 200만원, 80시간의 약물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했다. 3회 대마 흡연 및 마약류 상습 투약·매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도주 우려를 이유로 법정구속했다. 유아인은 선고가 끝난 이후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한 뒤 구속됐다.
양형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범행 기간, 횟수, 방법, 양 등에 비추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는 의존성이나 중독성으로 법령에 따라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며 “관리 방법의 허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다. 향정신성 의약품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해 보여 재범의 위험성도 낮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다. 지인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하고 일행들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혐의 등이다. 재판부는 “해당 부분에 대한 공소사실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 정황상으로 증거 인멸하려는 게 아닌가 의심되긴 하지만, 문자 메시지가 삭제돼 실제 무슨 내용인지 확인할 수 없는 등 증거가 부족하다. 의심만으로 형사 범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유아인은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병원 14곳에서 미용 시술 목적의 수면 마취를 빙자해 프로포폴, 미다졸람, 레미마졸람, 케타민 등 의료용 마약류를 181회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2021년 5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44회에 걸쳐 타인 명의로 수면제를 불법 처방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유아인이 지인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하거나 미국에서 일행에게 대마 흡연을 강요한 정황도 추가로 포착했다.
검찰은 지난 7월 2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유아인에게 징역 4년, 벌금 200만원, 추징금 150여만원을 구형했다.
결국 유아인이 실형을 피하지 못한 가운데, 유아인의 출연작인 영화 ‘하이파이브’와 ‘승부’도 진퇴양난에 빠지게 됐다. 일찌감치 촬영을 마친 두 편의 영화는 유아인의 마약 사건이 터지며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다.
유아인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면서, 작품 공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승부’ 공개를 하려던 넷플릭스와 ‘하이파이브’ 투자배급사 NEW 모두 난감한 상황이다.
유아인 혹은 검찰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가능성도 남아있어 재판은 더 길어질 수 있다.
한편 유아인은 30대 남성을 성폭행한 혐의(유사강간)로 지난달 28일 첫 경찰 조사를 받았다. 유아인은 지난 7월 14일 용산구 한 오피스텔에서 자고 있던 30대 남성 A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