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조은별 기자] 사흘간 4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공연 러닝타임은 3시간을 훌쩍 넘긴 3시간 30분에 달했다. 이제 그들의 이름 앞에 놓인 ‘K팝 대표 밴드’라는 수식어가 전혀 낯설지 않다.

밴드 데이식스가 20일~22일 사흘간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세 번째 월드투어 ‘포에버 영’의 서막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 4월 12일~14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웰컴 투더 쇼’에서 한층 규모를 키워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로 진출했다. 전 회차 4만 여 석은 순식간에 매진됐고 1층 스탠딩석은보다 가까운 곳에서 그들의 음악을 즐기려는 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일부 흥분한 관객은 실신해 실려가기도 했다.

투어 타이틀인 ‘포에버 영’은 첫 월드투어 ‘유스’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영원히 청춘이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다. 데이식스는 “과거 청춘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열정을 가지고 있는 한 청춘은 끝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러분께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이 공간에 함께 하고 있기에 지금 우리는 청춘을 살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약 3시간 30여분 동안 이어진 공연은 데이식스의 지난 10년을 집약한 대서사시였다. 멤버들은 삶의 과정 속 마주할 수 있는 ‘설렘, 행복, 사랑, 이별, 혼돈, 성장, 치유’의 감정을 각 파트별로 나눠 들려줬다.

‘베스트 파트’, ‘배터배터’, ‘하우 투 러브’, ‘세이 와우’, ‘놓아놓아놓아’, ‘콩그레츄레이션스’, ‘러브 미 오어 리브 미’, ‘슛 미’, ‘좀비’ 등을 비롯, ‘녹아내려요’, ‘괴물’, ‘그녀가 웃었다’, ‘도와줘요 록앤드롤’, ‘망겜’ 등 미니 9집 ‘밴드 에이드’ 수록곡,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등 역주행곡까지 매 곡마다 떼창의 향연이 펼쳐졌다.

특히 ‘해피’와 ‘바래’로 이어지는 ‘해피 바이러스’ 구간은 현장 관객들을 ‘행복의 나라’로 안내한 순간이었다. 멤버들은 종종 인이어를 벗어 관객들의 떼창을 엿들었고 4만 관객들은 멤버들에게 함성이 닿을 수 있도록 목청을 높였다.

멤버들과 팬들의 소통도 돋보였다. 원형 무대에 선 멤버들은 관객들의 ‘돌림노래’를 유발했고, 팬들의 떼창을 들을 때마다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무대의 행복한 감정이 관객에게로, 관객들의 행복한 떼창이 다시 멤버들에게로 순환되는 현장이었다.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진행한 이번 공연은 그간 데이식스가 섰던 단독 콘서트 가운데 가장 큰 규모감을 자랑한다. 2015년 약 400석 규모의 홍대 롤링홀에서 첫 콘서트를 열었던 데이식스는 데뷔 10년만에 4만 관객을 동원하며 명실공히 ‘K팝 대표밴드’로 우뚝 서게 됐다.

멤버들은 “작은 공연장에서 시작한 저희가 이곳에서 여러분을 마주하고 있으니 감회가 남다르다. 저희의 음악을 꾸준히 해왔을 뿐인데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 덕분에 이곳에 설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보컬 원필은 벅찬 감정에 눈물을 쏟기도 했다.

데이식스는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4년 8개월만에 월드투어를 재개한다. 이들은 다음 달부터 쿠알라룸푸르, 발리, 수라바야, 자카르타, 싱가포르, 방콕, 홍콩, 오사카, 도쿄, 마닐라에서 현지 팬들을 만난다.

멤버들은 “최근 감사한 일들이 참 많았다. 타이틀곡 ‘녹아내려요’가 음원 차트에서 1위를 했을 때 성진이 형이 ”감사하며 살자“고 했다. 그 말대로 감사하며 살아가겠다. 계속해서 좋은 음악, 좋은 모습, 좋은 공연으로 보답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가끔 정처 없이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곁에 있어주겠다는 말 한마디가 우리를 일으킵니다. 기적을 만들어준 여러분에게 우리의 노래가 따뜻하게 녹아내리길, 우리의 음악이 일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mulg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