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제가 어떻게 사는지, 정말 출근하는지 많이 물어봐서 그 오해를 풀고 싶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요.”

최근 애경그룹 오너 3세인 채문선 탈리다쿰 대표가 본격 유튜버 활동 계획을 알렸다. 탈리다쿰 유튜브 채널 내에 ‘채문선의 달리다 꿈’ 코너를 열고 등장한 채 대표는 “(탈리다쿰) 브랜드가 5년이 됐는지 많이들 모르고 있다”며 “채널 안에 새로운 코너를 통해 탈리다쿰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저의 일상과 함께 공유하려 한다”고 밝혔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손녀이자,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의 장녀인 채 대표는 직접 SNS(소셜네크워크서비스)에 뛰어들어 인지도를 높이고, 브랜드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런 채 대표의 포부에 해당 영상 업로드 이후 구독자 수는 1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대중들에게 이러한 ‘재계 인플루언서’ 등장은 익숙하다. 84만명 이상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거느린 정용진 신세계 회장의 영향이 컸다. 그는 대표적인 재계 인플루언서로 꼽힌다.

‘용진이형’이라 불리던 정 회장은 지난 몇 년간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유롭게 목소리를 냈다. 이 과정에서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호탕한 정 회장의 모습에 국내 대중들은 열광했다. 정 회장은 실제 다수의 팬층을 확보했다.

지난 3월 그룹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후 SNS 게시물을 대부분 정리하고, 일절 글을 올리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지난 16일 정 회장은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영문 글귀가 새겨진 검은색 티셔츠 사진이 공개 또 한 번 관심을 끌었다.

또한 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의 1남 1녀 중 장녀인 함연지 씨도 지난 2014년부터 뮤지컬 배우로 본격 활동하며 유튜브 채널 ‘햄연지’를 운영해 인기를 끌었다. 함 씨는 영상을 통해 함영준 오뚜기 회장과 남편의 모습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미국 생활을 시작한 뒤, 같은 해 12월 4년간 운영해 온 유튜브 채널을 돌연 중단하고 오뚜기 미국 법인에 입사하면서 본격 경영 수업에 몰두하고 있다. 함연지 씨의 남편인 김재우 씨도 지난 2018년 오뚜기에 입사해 미국에서 근무 중이다.

‘대림 손녀’라 불리는 DL그룹(대림그룹) 오너가 4세 이주영 씨도 패션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인기 스타들과의 인맥을 과시해 13만여 명의 팔로워를 모으기도 했다. 이 밖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 등이 SNS를 통해 일상을 공개하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보수적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재벌들이 과거와 달리 SNS를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면서 대중들에게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효과는 ‘오너 마케팅’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사세(그들이 사는 세상·상류층을 뜻하는 신조어)로 느껴지던 이들이 자사의 신제품이나 홍보에 나서자 대중들은 거부감없이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

재계 전문가는 “대중들은 일반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그들의 모습에 열광한다”며 “이에 재벌들도 SNS에서 친근함을 무기로 내세워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gyuri@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