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부모의 과욕이 자녀를 망치고 있다. ‘공부’보다 ‘인간성’을 강조하면서도 조기교육, 지역별 교육열 등은 아이들의 심신을 점점 병들게 한다. 결국 약물에 의지하게 하는 마약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
1일 발표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용 마약류 월간 동향’ 9월호에 따르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환자 수가 올 상반기 25만684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기간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은 환자 28만663명의 약 9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미 지난해 전체 기록에 육박했다.
문제는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은 10대 이하 환자가 급증했다는 것. 전체 처방자 수의 약 46%에 달한다.
올 상반기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환자의 성별·연령을 조사한 결과, 10대 이하 처방률이 두드러졌다.
남성은 8만6106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전체 기간과 비교해 93.7%를 넘어섰다.
여성의 경우 3만2780명으로, 20대 여성(3만5773명)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에는 10대 3만4888명, 20대 3만9201명이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중추신경계를 자극하고, 각성을 높이는 의료용 마약류다. 그러나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마치 비타민 먹듯 복용한다.
의약품 업계에서는 메틸페니데이트가 6세 이상 소아 및 청소년의 주의력 결핍, 과다 활동, 충동성 등의 증상을 보이는 정신과 질환인 ADHD 치료 등에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다 복용 및 오남용 시 두통, 불면증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환각, 망상, 자살 시도까지 나타날 수 있어 청소년들의 복용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올 상반기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수는 20대 남성 2만8508명, 30대 남성 2만630명·여성 2만3816명을 기록했다.
한 편에서는 메틸페니데이트의 처방이 손쉽게 이뤄져 문제의 심각성을 증폭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식약처의 뚜렷한 대책 마련은 이뤄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환자 접근성이 증가한 영향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는 중”이라며 정확한 답변은 피하고 있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