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두산이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KT에 패했다. 4위 팀 1차전 패배는 역대 세 번째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 했는데, 결과는 정반대다. ‘1회’가 문제다. 모든 게 꼬였다.
두산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KT와 경기에서 0-4로 졌다. 초반 어수선한 상황에서 내준 점수를 극복하지 못했다.
와일드카드전은 4위 팀이 1승을 안고 시작한다. 1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시리즈 끝이다. 5위 팀은 무조건 2승이 필요하다. 실제로 2015~2023년 9번 와일드카드전에서 5위 팀 업셋은 없었다.
5위 팀이 1차전을 잡은 경우는 두 번 있다. 2016년 5위 KIA가 4위 LG에게 1차전을 이겼다. 이후 2차전 패배. 2021년은 5위 넥센(현 키움)이 4위 두산에게 1차전에서 이겼다. 역시나 2차전에서 지면서 탈락했다.
3년 만에 다시 5위 팀이 첫 경기를 잡았다. 그만큼 KT가 강했다. 반대로 두산은 자기 실력을 오롯이 발휘하지 못한 모양새다. 가을야구 단골손님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했다.
1회초 제대로 꼬이고, 엉켰다. 선발 곽빈이 흔들렸다. 볼넷-안타-안타-안타-안타를 주며 3실점 했다. 희생번트로 1사 2,3루가 계속됐다. 황재균을 삼진 처리하며 투아웃이 됐다.
다음 배정대에게 중전 적시타를 다시 맞아 0-4가 됐다. 그나마 중견수 정수빈의 홈 송구로 2루 주자가 홈에서 아웃되면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2회초 심우준에게 볼넷을 다시 줬다. 무사 1루. 두산 벤치의 인내심이 바닥났다. 곽빈을 내리고, 조던 발라조빅을 올렸다.
이번 와일드카드에서 곽빈은 ‘양면성’이 있었다. 첫 번째는 ‘KT에 강했다’는 점이다. 정규시즌 6경기,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51을 찍었다. KT전 선발은 당연해 보였다.
두 번째는 ‘가을에 썩 좋지 못했다’는 점이다. 통산 5경기에 나섰는데, 2패에 평균자책점 6.00이다. 지난해 와일드카드전에서도 3.2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두산은 전자가 터지기를 바랐다. 그러나 후자가 제대로 터지고 말았다. 정규시즌 15승 투수인데 1이닝 4실점 강판이다.
경기 전체로 보면, ‘곽빈 빼면’ 스코어 0-0이다. 1회 4실점 이후 추가 실점이 없다. 발라조빅이 4이닝 무실점을 쐈다. 이교훈-이영하-김강률-이병헌-최원준-홍건희가 실점 없이 막았다. ‘곽빈이 잘 던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다.
방망이도 아쉽다.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에게 묶였다. 1회말과 3회말, 6회말 등 득점권 찬스가 있었다. 홈이 멀고 또 멀었다. 특히 1회말 무사 1,2루 기회를 살리지 못한 쪽이 아쉽다. 1점이라도 따라갔다면 결과가 달랐을 수 있다.
꼬여도 너무 꼬였다. 그리고 꼬인 상황을 풀어내고, 극복하는 힘도 없었다. 이길 수 없는 경기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