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가수 백지영의 이름을 듣고 떠오르는 수식어들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발라드의 여왕’, ‘OST의 강자’ 그리고 ‘감성 장인’까지 무수하다.
무대 위에서 수많은 감정을 노래로 그려내던 백지영은 데뷔 25주년을 맞았다. 긴 시간 동안 변함없이 대중의 마음을 어루만졌던 백지영은 이번에도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5년 만의 신보 ‘오디너리 그레이스(Ordinary Grace)’다.
새 노래는 담백하다. 이별의 아픔을 절절히 노래했던 과거와 사뭇 다르다. 담담하지만 깊은 감정이 녹아 있다. 청취자에게 ‘위로’와 ‘응원’을 주고 싶은 백지영의 속내도 담겨 있다.
백지영은 최근 진행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타이틀곡 ‘그래 맞아’는 사랑과 이별, 재회를 이야기한다. 강타가 작곡에 참여했다.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그래 맞아 아름다웠지’라는 부분이 마음에 들어 깊게 고민하지 않고 타이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백지영은 “가사 중에 ‘이윽고 마지막’이라는 가사가 있는데 그 부분이 날카롭게 저를 터치했다. ‘이윽고’라는 말이 노래에 잘 쓰이지 않을뿐더러, 그 가사가 가진 의미가 기다리다 기다리다 뭔가 만나졌다거나 기다리던 뭔가가 이윽고 만들어졌다거나, 그런 결과물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있는 날을 말하는 것 같았다. 가사에 있는 여자도 이윽고 헤어짐을 받아들이는데 모순적인 감정이 그걸 만족해하는 것 같았고, 또 강타와 이윽고 만나진 느낌이 들었다. 25년 정도 활동을 하고 별의별 일이 많았는데, 이윽고 이 노래와 내가 만났구나, 그런 마음이 많았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신곡은 백지영의 독보적인 가창력뿐만 아니라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 뮤직비디오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을 연출한 이응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백지영과 이응복 감독의 인연은 남편 정석원에서 시작됐다. 정석원이 출연 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2’를 계기로 감독과 연결된 백지영은 사석에서 만난 자리에서 이응복 감독으로부터 직접 뮤직비디오 연출 제안을 받았다.
이응복 감독은 백지영의 곡이 가진 섬세한 감정과 메시지를 영상에 녹여내며, 노래와 화면의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여기에 배우 나나가 여자 주인공으로 참여하며 뮤직비디오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백지영은 “나나 씨에게 출연을 부탁할 때 사실 거절당할 걸 각오했다. 그런데 나나 씨는 ‘무조건 하겠다’고 말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끝으로 백지영은 데뷔 이후 25년을 담담한 태도로 풀어냈다. 25년간의 여정이 단순히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을 알아가고 견뎌낸 시간이었음을 강조했다.
백지영은 “사실 승승장구만 했던 건 아니다. 망한 음원도 많았고, 실패도 많이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조급해하지 않으려 했던 게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였던 것 같다”라며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저를 만든 건 기다림과 무던함이었다. 사람들은 제 성공적인 곡들만 기억해 주시지만, 저는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제 길을 계속 걸어왔다. 그런 과정들이 쌓여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다. 앞으로도 제 이야기를 제 방식대로 담담히 이어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