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상 18관왕 디즈니 계열 FX ‘쇼군’ 등과 격돌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오는 26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가 방영 전 미 골든글로브 TV드라마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골든글로브가 지난 9일(현지시간) 발표한 제82회 시상식 후보 명단에 따르면 최우수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로 ‘오징어게임2’가 이름을 올렸다. 디즈니 계열 FX ‘쇼군’ 넷플릭스 ‘외교관’ 애플TV+ ‘슬로 호시스’ 프라임비디오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피콕 ‘데이 오브 더 자칼’ 등이다.

공식 방영 전인 작품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오른 건 이례적이다. 통상 미국 방송사들은 연말에는 새 작품을 내놓지 않는다. 넷플릭스가 관행을 깨고, 크리스마스 휴가철인 26일에 ‘오징어게임2’를 공개하기로 했다.

여기엔 골든글로브 시상식 출품 요건을 준수하며 작품을 제출한 게 주효했다. ‘82회 골든글로브 자격 및 고려 사항 규칙(Eligibility and consideration rules)’에는 해당 작품이 올해 안에 방영돼야 하며 지난 11월 4일까지 주최 측에 해당 작품을 제공해야 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 작업은 넷플릭스 미국 본사에서 비밀리에 진행됐다. 작품 공개 시점을 연내로 하고 드라마 총 7회분을 골든글로브 심사위원단에 출품 기한 내 전달했다. 작품이 노미네이트 된 것은 그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단 뜻이다.

황동혁 감독은 “아직 공개되지도 않은 작품을 이렇게 큰 시상식에 후보로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시즌 1을 사랑해 주신 팬들을 실망하게 해드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 노력을 골든글로브가 제일 먼저 알아주신 것 같아 기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시즌에서 선보이는 코인 유튜버, 온라인 도박 등 새로운 소재가 얼마나 반향을 일으킬지도 관심사다. 황 감독은 “시즌2를 보시면 시즌1부터 이어져 오는 사회비판적 메시지가 그대로 살아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점들을 지금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연관지어 생각하고 되새기며 보신다면 더욱 뜻깊으리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징어게임2’와 ‘쇼군’ 2파전 경쟁으로 관심이 쏠린다. ‘오징어게임1’은 지난 2022년 비영어권 최초로 감독상-남우주연상 등 에미상 6개 부문을 휩쓸며 전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아시아권에서 한동안 적수가 없을 것으로 봤지만, 올해 기록이 깨졌다. 지난 9월 열린 에미상에서 ‘쇼군’은 무려 18개 부문 수상하며 기세를 드높였다.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을 모두 석권했다.

‘쇼군’은 미국 작가 제임스 클라벨이 쓴 동명 소설로 영국 이름 윌리엄 애덤스, 일본 이름 미우라 안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일본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쇼군이 되기까지 이야기를 외국인 시점에서 재구성했다. 서양인이 동양을 바라보는 편향적인 시선인 ‘오리엔탈리즘’에서 벗어나며 올해 가장 뜨거운 드라마로 칭송받고 있다. 이번 골든글로브에는 총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오징어게임2’가 공개 직후 일주일간 세계적으로 얼마나 반향을 일으키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TV 드라마 작품상 1개 부문에만 후보로 오른 것도 작품 공개 전인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내년 1월 5일 열린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