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코엑스=김동영 기자] 2024 골든글러브 최대 격전지를 꼽자면 유격수다. 박찬호(29·KIA)와 박성한(26·SSG)가 붙었다. 누가 받아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당연히 수상을 꿈꾸며 현장에 온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24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연다. 박성한과 박찬호도 나란히 시상식에 참석했다.
2024시즌 박찬호는 134경기, 타율 0.307, 5홈런 61타점 86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749를 올렸다. 1120.1이닝으로 유격수 전체 이닝 소화 1위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318, OPS 0.830을 일구며 팀 우승에 힘을 크게 보탰다.
박성한은 137경기, 타율 0.301, 10홈런 67타점 78득점, OPS 0.791을 쐈다. 3할-10홈런을 동시에 달성했다. 리그에서 딱 10명 밖에 없다. 유격수가 이런 기록을 일궜다. 국가대표에도 발탁됐다. 맹타를 휘두르며 ‘국대 유격수’가 됐다.
시상식에 앞서 만난 박성한은 “수상 기대는 하고 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다 받아들이려 한다. 오늘 두 번째 왔다. 첫 번째는 솔직히 그냥 경험하고 싶어서 왔다. 오늘은 다른 것 같다. 설레기도 하고, 재미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박찬호에 대해서는 “아까 인사 정도만 했다”며 웃은 후 “(박)찬호 형은 야구장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형이다. 자기 자리에서 정말 열심히 한다. 좋은 선수다”고 강조했다.
수상 여부에 대해서는 “내가 받는다면, 그래도 찬호 형보다 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유격수 자리에서 최고라고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받는다고 생각한다. 못 받는다면, 찬호 형보다 못했기 때문이다. 많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생각하기 못 받았다고 생각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수상하지 못해도 찬호 형과 전혀 어색해질 일 없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서로 축하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박찬호도 만났다. 지난달 26일 KBO 시상식에서 “참석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격앙된 감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리고 이날 시상식장에 참석했다.
박찬호는 “그날의 내 감정이 그랬는데, 후회했다. 내가 진짜 참석 안 한다면 예의가 아니지 않나.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 그 감정은 솔직히 후회된다”고 짚었다.
이어 “작년에는 정말 양심에 손을 얹고, 받는다는 생각을 전혀 안 했다. 박수 치려고 왔다. 올해는 받을 마음으로 왔다. 그 차이 같다. 확정이 아니지 않나. 소감을 준비하고 할 일은 아니다. 괜히 준비했다가 못 받았을 때 실망감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했다”며 웃었다.
아울러 “(박)성한이도 공격 측면에서는 나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정말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시상식장 오는데 와이프가 ‘너 진짜 많이 컸다’ 했다. 그렇게 한마디 한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