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치열함과 끈기, 역전으로 대표되는 ‘허슬두’. ‘미라클 두산’이라는 자산을 다시 팬 뇌리에 각인시켜달라.”

창단 43주년을 맞은 두산이 새시즌 기지개를 켰다. 두산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창단기념식을 열고 “명문구단다운 경기 내용으로 팬 마음을 다시 사로잡자”고 결의했다.

두산 고영섭 대표이사는 “지난해 악재에도 나름의 성과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많은 팬이 아쉬워하고 질타도 하셨다. 이 아쉬움과 질타를 그냥 넘기지 말자. 아쉬움과 질타 속 메시지를 잘 헤아린 뒤 올해 변화와 혁신의 밑거름으로 삼자”고 당부했다.

변화 기류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창단기념식을 앞두고 BI와 유니폼 디자인을 통째로 바꾸는 변화를 단행했다. ‘팬 프렌들리’를 강조해 충성도 높은 팬을 끌어안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야구단이 팬 충성도를 높일 유일한 길은 성적이다.

두산의 전력은 냉정하게 5위 언저리다. 베테랑이 많은 팀이지만, 젊은 야수들과 기량차가 있다. 지휘봉을 잡은지 3년차로 접어든 감독이나 파트별 코치진도 베테랑으로 보긴 어렵다. 감독을 포함한 선수단 전체가 ‘성장’과 ‘성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부담이 작지 않다.

때문이 이승엽 감독은 “고토 고지 수석코치와 ‘더그아웃을 시끌벅적하게 만들자’고 약속했다. 더그아웃의 활력은 그라운드에서 무한한 동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선수 모두를 편견없이 보겠다. 무한 경쟁 구도로 베어스를 한층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젊은 야수들이 성장하고, 베테랑이 뒤를 받치는 구도가 완성돼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팀이 될 수 있다. 두산이 올시즌을 앞두고 코치진 개편에 심혈을 기울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통적으로 두산은, 구단이 방향을 정하고 현장이 마음껏 날개를 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뒀다. ‘화수분’이 가능한 이유였다.

두산이 왕조를 구축하기 직전, 김경문 감독이 팀을 떠나고 김태형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도 그랬다. 팀 결속력 강화에 열을 올렸고, 이른바 스페셜리스트를 파트별 코치로 선임해 방향성을 정립했다. 덕분에 김태형 감독이 부임했을 때 조금 더 단단한 팀이 돼 있었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기대주의 주축화’를 완성했다.

QC코치를 신설하고, 임재현 김동한 김지용 등 젊은 코치로 1군 스태프를 꾸리고, 일본에서도 ‘코치들의 코치’로 정평난 니무라 토오루 총괄과 오노 카즈요시, 가득염 등 베테랑 코치를 2군에 둔 것도 ‘팀 방향성’을 재정립할 때가 됐다는 구단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0여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 두산은 그래서 창단 기념식에서 ‘허슬’과 ‘미라클’을 외쳤다. 두산의 변화가 시작됐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