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고민해 봐야죠.”
‘디펜딩 챔피언’ KIA가 2연패를 향해 달린다. 몇 가지 고민은 있다. 행복한 고민에 가깝지만, 신경이 안 쓰일 수는 없다. 대표적으로 ‘5선발’이다. 일단은 3파전이다. 이후 4파전이 된다. 자리는 하나다. ‘밀린 자’를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아담 올러는 고정이다. 토종 쪽도 ‘에이스’ 양현종에 3년차 윤영철까지는 확정이다. 5선발의 주인만 정하면 된다.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인 황동하와 김도현이 첫손에 꼽힌다. 2025년 루키 김태형도 강력한 도전자다. 이렇게 세 명이 경쟁하는 구도다.
황동하-김도현은 2024시즌 KIA의 ‘발견’이다. 둘이 없었다면 정규시즌 우승도, 한국시리즈 제패도 없다. 이의리-윤영철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이 둘이 공백을 확실히 메웠다.
유형이 다르다. 황동하는 완급조절에 능하다. 강속구 투수는 아니지만, 슬라이더-포크볼-커브 등 변화구를 바탕으로 타자를 요리한다. 김도현은 시속 150㎞ 속구를 뿌려 상대를 힘으로 누를 수 있는 투수다.

김태형은 다크호스다. 고졸 신인이 1년차부터 선발로 뛰기 쉬운 리그가 아니다. 그러나 가진 능력이 좋다. 사령탑도 유심히 지켜본다.
현실적으로 황동하와 김도현이 조금 앞선다고 볼 수 있다. 둘 중 누가 5선발에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다. 대신 시간이 흐르면 다시 누군가 등장한다. 이의리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 존 수술) 후 재활 속도가 빠르다.
아직 복귀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토미 존 수술 재활은 1년에서 1년6개월이다. 6월이면 1년이 된다. 이의리가 정상적으로 던질 수 있다면, 선발로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누가 됐든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선수가 나온다. 이들을 어떻게 기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진짜 고민은 여기다.
이범호 감독은 “퓨처스에서 쓰기에는 가진 실력이 너무 아까운 선수들이다. 5선발이 정해져도 한 명은 데리고 있으면서 길게 기용하면서 선발로 투입할 수 있는 몸 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짚었다.

이어 “선발진에 문제가 있을 경우 바로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대체 선발은 만들어 놔야 한다. 1군에서 롱릴리프로 쓰면서 준비할 수도 있고, 퓨처스에서 선발 돌면서 대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선발 5명으로 시즌을 치를 수는 없다. 6선발, 7선발까지 있어야 한다. 더 있으면 또 좋다. 이 측면이라면 KIA는 고민이 덜하다. 대신 ‘선택’이라는 최종 관문이 남았다. 이범호 감독이 5선발로 누구를 기용할까.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