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한때 KBS 드라마는 대한민국 가정의 저녁 시간을 책임졌던 핵심 콘텐츠였다.

가족 구성원이 주말에 모여 드라마를 시청하던 풍경은 익숙한 일상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KBS 주말드라마는 시청률 부진과 콘텐츠 경쟁력 약화라는 비판 속에 과거의 영광을 잃고 있다.

어떤 내용을 가지고 나와도 30%가 넘는 시청률을 찍었던 KBS 주말극도 2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나뿐인 내편(2018)’ 48.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한 번 다녀왔습니다(2020) 34.8%’, ‘신사와 아가씨(2021)’ 36.8% 등으로 전성기를 누린 KBS 주말극은 ‘현재는 아름다워(2022)’ 29.4%, ‘삼남매가 용감하게(2022)’ 27.5%, ‘진짜가 나타났다!(2023)’ 22.9%, ‘효심이네 각자도생(2024) 22%’ 까지 꾸준히 하락세를 걷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월화드라마 0%대 시청률의 불명예를 안은 KBS는 지난해 8월부터 수목드라마로 노선을 변경했다. 이순재 주연의 시니어 코미디 ‘개소리’는 2024년 수목드라마 부활과 함께 두 번째로 선보인 작품이다. 이 작품은 평균 4% 시청률을 유지하고 최고 시청률 4.6%로 종영했다. 지난해 방송된 ‘수상한 그녀’ 역시 최고 시청률 4.0%를 기록했다. 최근 공개된 ‘킥킥킥킥’은 1% 시청률을 기록하며 쓴맛을 보고있다.

그 결과 KBS는 지난해 뼈아픈 적자를 기록했다. 2024년 1분기 455억 원의 적자를 내며 수익 구조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특히 광고 수익이 전년 대비 21억 원 줄어든 379억 원에 그쳤다. 광고 시장의 변화와 경쟁 심화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힌 것이다. 이제는 생존을 이야기해야 할 만큼 상황이 급박한 상황인 것이다.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2025 KBS 드라마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김영조 센터장, 박기호 CP, 김신일 CP, 윤재혁 CP, 이정미 CP, 이호 CP, 구성준 PD, 김창민 콘텐츠운영팀장, 드라마 ‘킥킥킥킥’ 배우 전혜연, 정한설, 김은호, 드라마 ‘빌런의 나라’ 배우 최예나, 정민규, 은찬, 한성민이 참석했다.

김영조 센터장은 “한국 드라마 콘텐츠 시장은 글로벌화되고 있지만, 국내 방송사와 제작사는 많은 도전에 놓여있다. 타사보다 어려운 상황이라 발군의 지혜를 발휘하여 전진할 것이고, 2025년을 기점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KBS 드라마는 이전보다 젊고 빨라질 것이고, 다양한 상품으로 가득할 것이다. 첫 번째는 시트콤이다. 팍팍하고 어려운 삶, 힘들고 지친 삶을 위로하기 위한 웃음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킥킥킥킥’, ‘빌런의 나라’가 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또 “시트콤을 필두로 로코, 판타지, 스릴러, 대하 드라마까지 시대를 초월한 감동을 줄 것. 작품들 위해 CP님들과 연출자들이 심혈을 기울여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30분물 로맨스 단막극도 준비중이다. 콘텐츠 소비가 빨라지고 쇼츠도 많이 유행하는 만큼 이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젊은 PD들을 대상으로 30분 로맨스 단막을 선보일 것이다. 멜로가 가장 공영적이고 가장 보편적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에 더 가까이 호흡할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30분 단막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은 20분이나 10분으로 더 짧아질 수 있다. 더 공격적으로 대비할 생각이다. 드라마스페셜은 일단 올해는 중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