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오키나와=김동영 기자] “저도 피가 끓어요.”

‘메기 효과’를 제대로 누린다. 이례적으로 스프링캠프에 신인을 4명이나 데려왔다. 이들이 잘한다. 주전을 위협할 기세다. 당연히 다른 선수들이 긴장한다. 사령탑은 웃는다. 삼성 얘기다.

삼성 2025 스프링캠프가 끝났다. 김영웅, 데니 레예스 등이 부상으로 조기에 귀국한 점은 아쉽다. 원태인도 페이스가 조금 느리다. 그래도 비교적 순조롭게 캠프를 마무리했다.

박진만 감독은 “부상선수가 좀 나오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계획했던 부분들이 잘 진행됐다. 여러 포지션에서 선수층을 두껍게 만들고자 했다. 그 부분이 잘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3~2024년과 비교하면 이번 캠프가 가장 집중도가 높았다. 감독으로서 정말 기분 좋은 부분이다. 알아서 잘하더라. 태도도 좋았다. 선의의 경쟁이 벌어졌다”고 강조했다.

이번 캠프에서 존재감을 뿜어낸 선수들이 있다. 신인이다. 배찬승-심재훈-차승준-함수호까지 2025 KBO 신인드래프트 1~4라운드 지명자가 모두 캠프에 왔다.

이례적이다. 삼성은 그해 입단한 신인은 최소 5월은 돼야 1군에 올려서 쓴다. 그게 기조다. 캠프도 1군이 아닌 퓨처스 캠프로 보낸다. 이번에는 달랐다.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박진만 감독 눈에 들었다.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넣었다. 그리고 완주했다.

배찬승은 ‘화끈한’ 피칭을 선보였다. 청백전 포함 네 경기 등판해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시속 152㎞ 강속구를 뿌리며 형들을 잡았다. 당장 1군 펼승조에 들어갈 전망이다.

심재훈은 수비에서 박진만 감독의 마음에 쏙 들었다. ‘국민 유격수’가 인정한 수비력이다. 차승준-함수호는 방망이로 가치를 증명했다. 맹타를 휘둘렀다. 수비력도 갖췄다.

삼성 왼손 이승현은 “(배)찬승이가 저렇게 던지는 거 보니까 내 피가 끓는다. 나도 좋은 투구 하겠다”고 했다. 자극 제대로 받은 셈이다. 다른 선수라고 다를 리 없다.

박진만 감독은 “신인인데 전혀 주눅 들지 않더라. 기존 선수들과 붙는다. 덕분에 우리 팀 뎁스도 더 좋아졌다. 다른 선수들도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더 열심히 하더라”며 웃었다.

이종열 단장 또한 “캠프 내내 신인들이 큰 힘이 됐다고 본다. 이렇게 잘하는데, 기존 선수들이 긴장을 안 할 수 있겠나. 경쟁하면서 팀이 더 좋아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벌써 ‘신인 잘 뽑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루키4 센세이션’이다. 이들 자체로 전력이다. 다른 선수들이 성장하는 계기까지 된다. 예쁘지 않을 수 없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