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설마 베르테르 효과일까. 또 하나의 큰 별이 떨어졌다.
베르테르 효과란 존경하거나 선망하던 인물이 자살할 경우 유명인이 느낀 심리적 영향을 크게 받고 유사한 방식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故 김새론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뒤 불과 한 달이 지나지 않아 R&B 가수 휘성도 지난 10일 유명을 달리했다.
KCM과 합동 콘서트를 5일 남기고 벌어진 사건이다.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하고 수십년간 철저한 자기관리로 책임을 보여온 유명 가수의 갑작스러운 비보는 매우 이례적이다. 사인은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외부 침입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우울증 증세를 공공연히 밝혀왔다는 점에서 최근 연이어 벌어진 연예인들의 극단적인 선택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실제로 연예계에서는 비보가 끊임없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배우 송재림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지난달에는 BTS 한복 디자이너로 알려진 김리을이 같은 선택을 했으며, 이어 김새론과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바 있는 요가 강사 이유주도 하늘의 별이 됐다.
2000년대 대한민국 대중문화를 이끈 휘성마저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면서 연예계는 슬픔에 잠겼다. 오랫동안 연을 맺은 가수들이 추모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으론 이른바 모방 현상으로 불리는 베르테르 효과가 이어질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유명 배우나 가수, 인지도 있는 정치인이 갑자기 유명을 달리하면, 일부 팬이 뒤를 따라가는 일이 종종 일어났다. 휘성이 R&B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가수란 점에서 불안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이경아 프라히마음연구소장은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도저히 심리적인 압박을 이겨낼 해결책이 보이지 않을 때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휘성은 콘서트를 닷새 남긴 상황에서 떠났다는 점에서 심리적 압박이 매우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부와 명예를 가진 연예인이 왜 자살을 하는가에 대해 적잖은 의문이 있다. 하지만 너무 깊은 우울에 있을 경우 부와 명예는 보이지 않는다. 유명인이 생을 마감한 사실에 슬픔과 공감이 더 커 같은 방식을 시도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