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수원=박연준 기자] 아프니까 청춘이다. 흔들린 수비와 계속된 무안타.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누구도 등을 돌리지 않았다. 기대는 여전히 굳건하다. 두산의 새로운 주전 2루수 오명진(24)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
오명진은 26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KT전에 8번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올시즌 주전 2루수로 낙점받은 오명진은 개막전부터 줄곧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이날 5회, 뼈아픈 한 장면이 나왔다.
1-1로 맞선 5회 2사 1,2루, 실점 위기에서 KT 허경민이 친 타구가 2루수와 우익수 사이 애매한 위치로 향했다. 오명진은 타구를 잡기 위해 전력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끝내 글러브에 담지 못했다.
공식 기록은 안타지만, 실책에 가까운 장면이다. 내주지 않아도 되는 점수를 내줬다. 오명진도 이를 모를 리 없다. 타구를 놓친 뒤 내야로 돌아오며 그는 고개를 푹 숙였다. 더그아웃으로 뛰어가는 순간까지도 얼굴을 들지 못했다.

겹친 데 덮친 격이다. 6회 2사 1,3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명진은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틀 전부터 이어진 타격 부진이 이날도 계속됐다. 시즌 개막 이후 11타수 무안타. 점점 자신감이 떨어지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사령탑은 여전히 무한 신뢰를 보낸다. 경기 전 만난 이승엽 감독은 “(오)명진이가 올시즌 첫 주전이다 보니 부담도 있을 거다. 타격감도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2군행’은 없다. 두산의 주전 2루수는 오명진이다. 끝까지 믿는다”고 말했다. 흔들려도 괜찮다. 기회는 여전히 그의 몫이다.

프로는 냉정하다. 동시에 기다림이 필요한 자리다. 주전이라는 무게는 실책 하나에도 흔들릴 수 있는 법이다. 그러나 이승엽 감독은 고개를 들라고 말한다. 그라운드에서 실수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그 실수를 대하는 태도에서 선수의 미래가 갈린다.
오명진은 아직 24세 어린 선수다. 주전으로 처음 시즌을 시작하는 선수다. 다시 일어서는 자세가 필요하다. 부담은 줄이고, 책임감은 품되, 자신을 짓누르지 않는 것이야말로 진짜 ‘성장’이다. duswns0628@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