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내 활약의 70%는 형의 몫이다.”

올시즌 10경기 8.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 그야말로 최고의 활약이다. 벌써 3세이브를 수확하며 한화 뉴(NEW) 마무리로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영건 김서현(21) 얘기다. 김서현이 마운드에서 흔들림 없는 투구 비결은 ‘불펜 포수’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친형 김지현(27)의 조용한 헌신 덕분.

최근 만난 김서현은 마운드에 오르기 전, 항상 형과 불펜에서 몸을 푼다. 팔 각도, 릴리스포인트, 중심 쏠림 등 세세한 부분까지 체크받는다고 했다. 김서현은 “형이 먼저 몸 상태를 점검해준다. 그걸 정리한 뒤 마운드에 오른다. 경기 운영이 훨씬 수월하다”고 강조했다.

끝이 아니다. 멘탈 관리도 받는다. 그는 “형은 야구장에선 코치, 밖에선 가족이다.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 된다. 기술적 부분뿐만 아니라, 멘탈이 흔들릴 때마다 형이 조용히 중심을 잡아준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래서일까. 올시즌 김서현의 구위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해 1.6에 머물렀던 속구 구종 가치는 3.6까지 치솟았다. 속구 평균 구속도 시속 151㎞에서 155㎞까지 올라왔다. 김서현은 “형이 매번 내 공을 체크해준다. 구위가 올라간 것도 형 덕분이다”며 “내 활약의 70%는 형의 몫이다. 형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스스로의 노력도 있다. 김서현은 “프리미어12를 다녀온 뒤 김현욱 투수코치님과 손목 스냅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 슬라이더가 더 좋아졌다. 속구가 더 빨라졌다. 공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화의 마무리 투수로 임무를 부여받았다. 기존 마무리 주현상의 빈자리를 채운다. 김서현은 “마무리 보직은 아직 내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던지고 있는 것뿐이다. 진짜 마무리는 내년쯤 본격적으로 도전해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주)현상 선배가 빠진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세이브 목표는 없다. 올해는 20홀드를 목표로 삼고 있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 팬들이 김서현을 보면 안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duswns06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