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인간 비타민’ 츄(CHUU)가 ‘인간 김지우’로 돌아왔다.
21일 서울 성동구 무비랜드에서 진행된 청음회 ‘프라이빗 리스닝 룸’에서 츄는 세 번째 미니앨범 ‘온리 크라이 인 더 레인(Only Cry in the Rain)’에 담긴 감성의 근원을 공유했다. 신보에서 츄는 발랄하고 천진한 이미지를 넘어섰다. 음악적으로 성숙해지고, 정서적으로는 확장하며 솔로 아티스트로서 한 단계 도약했다.

신보는 ‘기억’과 ‘감정’이라는 내면을 테마로 삼았다. 소속사 ATRP는 “잊고 지냈던 감정들을 되돌아보고, 그것들이 현재의 나를 만들어 왔음을 노래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온리 크라이 인 더 레인’은 뉴웨이브 감성의 신스팝 사운드다. 감정을 숨기며 살아가는 청춘들이 유일하게 솔직해질 수 있는 순간을 ‘비 오는 날’로 포착했다. 몽환적인 정서 위에 츄 특유의 맑은 보컬이 입혀져 묘하게 중독적인 울림을 만들어냈다.

츄는 청음회에서 “누구나 감정을 숨기고 살아갈 때가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슬프다고 그 감정을 쉽게 내려놓을 수 없기에 감정을 숨긴 채 살아가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노래를 듣는 순간만큼은 리스너에게 “당신을 위한 감정을 꺼내도 좋다”고 말해주는 노래다. ‘널 정각에 맞춰둔 채, 뻐꾹 오늘만 울기로 해’ 등의 가사는 감정을 표출하는 순간을 시적으로 묘사했다.
타이틀곡 외에도 ‘백 인 타운(Back in Town)’ ‘키스 어 키티(Kiss a Kitty)’ ‘쥬 뗌므(Je t’aime’)’ ‘노 모어(No More)’ 등 츄의 섬세한 감성과 장르적인 도전을 반영한 곡들로 채워졌다. ‘완벽하지 않기에 더 생생한’ 청춘의 한 페이지가 주제다. 레트로한 질감의 트랙들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아프지만 찬란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방송에서 보여준 밝은 이미지와 이번 앨범에 실린 메시지 사이에 간극은 존재한다. “평소에 감정을 깊게 생각하고, 감정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는 츄는 스스로도 “감정을 숨길 때가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고백했다. 다만 츄는 “처음 앨범을 들었을 때 ‘슬프다, 차분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계속 듣다 보면 무언가를 딛고 일어날 수 있는, 누군가 다독여주는 따뜻함도 느껴질 것”이라고 밝혔다.

츄의 본명이 ‘김지우’다. “‘비 우(雨)’를 써서 비를 몰고 다니는 순간이 많았다”고 회상한 츄는 “작업을 하며, 저와 닮아있다고 생각한 앨범”이라고 애착을 드러냈다. ‘인간 비타민’으로 사랑 받아온 츄의 깊은 내면과 마주할 수 있는 값진 앨범이 될 전망이다.
“이번 앨범은 하늘색이에요. 비가 오는 우중충한 하늘, 비가 오고 난 후 맑고 투명한 하늘이 똑같은 하늘색이잖아요. 그게 마치 우리 감정과 비슷하게 느껴져요. 다양한 감정이 있지만, 하나의 감정이라고 부르는 것처럼이요. 우리도 하늘처럼 변화무쌍한 감정을 안고 살아가지만, 그 모든 것이 다 소중한 감정이라고 말하고 싶은 앨범이에요.”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