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웃수저들이 돌아왔다.

tvN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3’(이하 ‘지락실3’)가 2년 만에 돌아왔다. 첫 방송부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지난 25일 첫 방송된 ‘지락실3’ 1회는 전국 기준 평균 2.9%(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를 기록했다. 2049 타깃 시청률에서도 전 채널 1위를 차지해 여전한 브랜드 파워를 증명했다.

이번 시즌의 배경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로 확장됐다. 스케일은 커졌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지락실’ 특유의 유쾌한 혼돈과 멤버들 간의 탄탄한 케미스트리는 더 견고해졌다.

새 시즌의 세계관은 이번에도 허술하고 귀여웠다. 옥황상제의 법인카드를 들고 도망간 토롱이를 잡기 위해 지구 용사들이 출동한다는 설정은 멤버들의 기상천외한 리액션과 만나면서 비로소 완성됐다.

멤버들은 등장부터 압도적이었다. 한국에서 모인 이은지, 미미, 이영지, 안유진은 서로의 등장을 맞으며 2NE1 ‘Fire’ 안무를 자동 재생했다. 연말 시상식을 방불케 하는 하이텐션 퍼포먼스에 스스로도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은, 시즌3의 문을 활짝 여는 신호탄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멤버들의 한층 깊어진 캐릭터다. 아이브(IVE) 안유진은 신곡 활동 중에도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사인 앨범을 전 스태프에게 돌리는 사회성은 물론, ‘아부’ 소리에 나영석 PD를 “아빠”라 부르며 예능적 본능을 발휘했다.

이은지는 ‘지락실’의 근본을 지키는 핵심 엔진이었다. 실물 빵 퀴즈에서는 “델리만쥬 몰라, 냄새만 맡고 갔어”라며 구구절절한 변명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굴욕을 줄만한 과거 ‘스타킹’ 복장도 거침없이 소화했다. 즉흥 연기 상황극에서도 치트키처럼 튀어나와 공항까지 이어지는 폭소를 책임졌다.

이영지는 이번 시즌에서도 ‘라이브 본능’을 멈추지 않았다. ‘전남친 토스트’라는 의문의 메뉴명 앞에서도 “이걸 진짜 그렇게 불러요?”라며 라이브 방송을 켤 기세로 제작진을 당황케 했다. 미미는 빵 퀴즈의 디저트 전문가로서, 정답을 밀고 당기며 긴장과 웃음을 오가는 중심을 잡았다.

‘지락실3’은 아부다비라는 새로운 배경에서 촬영을 진행했지만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았다. 두 해를 지나 다시 돌아온 이들이 여전히 같은 온도로, 같은 리듬으로 웃음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이다.

설정이 허술할수록 멤버들은 더 열심히 몰입했다. 게임이 허술할수록 더 진심으로 임했다. 제작진과 줄다리기하는 모습과 서로의 실수를 웃음으로 품어내는 모습, 모든 허점과 틈새에서 자연스럽게 터지는 웃음은 지락실을 지락실답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증거였다.

2년 만에 다시 돌아온 이 허술하고 사랑스러운 모험은, 이제 또 한 번 새로운 전설을 쓸 준비를 마쳤다. ‘지락실3’가 펼쳐낼 앞으로의 여정에 더욱 기대가 모인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