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한화 그룹이 운영하는 스포츠 구단들이 나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8연승을 달리며 공동 선두에 올랐고, 리그 오브 레전드(LoL) 구단 한화생명e스포츠는 개막전 패배 후 9연승 질주하며 2위를 달린다. 야구와 e스포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이중 엔진’이 본격 돌아간다. 한화 김승연 회장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올시즌 한화는 ‘이글스’란 이름처럼 제대로 날고 있다. 지난달 9일 최하위를 찍고 반등을 시작하더니 ‘연승’ 행진으로 순위를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23승13패(7일 기준)를 적으며 LG와 함께 공동 1위에 자리하고 있다. 한화가 30경기 이상 치른 시점에서 1위를 찍은 것은 2007년 이후 18년 만이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한화가 딱 그렇다. 선발진이 막강하다. 외국인 원투펀치 코디 폰세(31)와 라이언 와이스(29)를 비롯해 ‘괴물 에이스’ 류현진(38), 문동주(22), 엄상백(29)까지 고른 활약을 펼치며 한화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한화 선발진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선발 7이닝 이상 3자책 이하) 10회를 기록 중이다. 선발에서 많은 이닝을 먹어주니 자연스레 불펜도 편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타선도 힘을 내면서 ‘승리’가 따라온다. ‘가을야구’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한화의 마지막 가을야구는 2018시즌이다. 7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본다. “반드시 가을야구 초대하겠다”는 김경문 감독의 출사표가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다.

e스포츠 무대에서도 한화 기세가 매섭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올해 신설된 국내 대회 ‘LCK 컵’과 국제 대회 ‘퍼스트 스탠드’ 모두 석권하며 ‘초대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LCK 정규시즌에서도 9승 1패, 세트득실 +13을 적으며 젠지(10승, 세트득실 +17)에 이어 2위다.
한화생명은 탄탄한 팀 운영과 전략적 리빌딩으로 많은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제우스’ 최우제, ‘피넛’ 한왕호, ‘제카’ 김건우, ‘바이퍼’ 박도현, ‘딜라이트’ 유환중 등 정상급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LCK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가치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

이런 야구와 e스포츠의 동반 상승에는 그룹 차원의 체계적인 투자와 김승연 회장의 관심이 밑바탕이 됐다. 김 회장은 직접 야구장을 찾아 선수단을 격려하고, 팬들과도 교감했다. 한화생명의 전략적인 운영에도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를 통해 그룹의 이미지 제고와 미래 세대와의 소통을 추구하는 김 회장의 방향성과 맞물리며, 야구와 e스포츠 모두 한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가을 ‘이글스와 LCK 우승 트로피를 동시에 들어 올린 한 해’라는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한화 스포츠의 도전은 계속된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