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극장가 반전의 주역은 ‘서브스턴스’였다. 개봉 38일 만에 역주행 신화를 썼다. ‘개미친영화’라는 홍보 문구를 자신한 ‘서브스턴스’는 이제 안방극장에서도 N차 관람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서브스턴스’가 지난 2일 디즈니+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글로벌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서브스턴스’는 지난 10일 국내 기준 많이 본 작품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서브스턴스’는 왕년의 연예계 스타 엘리자베스(데미 무어 분)가 ‘서브스턴스’라는 의문의 약물을 접하게 된 뒤 젊고 아름다운 수(마가렛 퀄리 분)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 내에서 이들에게 주어진 규칙은 단 한 가지다. 각자에게 주어진 7일의 시간을 지킬 것. 그렇게 두 명인 듯, 한 명인 엘리자베스와 수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작품은 바디 호러 장르 특유의 충격적인 신선함과 쾌감을 안겼다. 엘리자베스에서 수가 되는 신체의 변화 과정을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여기에 현 시대에 던지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서브스턴스’는 역대 국내 개봉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독립예술 영화 부문에서 4번째 순서로 누적 5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이후 11년만의 기록이다.

이는 주연을 맡은 배우 데미 무어에게도 큰 의미를 지닌다. ‘서브스턴스’로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배우 조합상에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꾸준히 입소문을 탄 ‘서브스턴스’는 지난해 12월 11일 개봉해 올해 1월 역주행에 성공했다. 극장 개봉 당시 ‘서브스턴스’의 홍보를 맡은 로스크 김태주 대표는 “홍보 문구로 사용된 ‘개미친 영화’가 과장이 아닌 ‘진짜’ 미친 영화가 됐다”고 자신했다. 덕분에 ‘서브스턴스’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올해 1분기 결산 자료에서 독립예술영화 부문 2위의 수익(39억원)을 거뒀다.

‘서브스턴스’의 스크린은 OTT로 옮겨졌다. 약 4개월간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났던 ‘서브스턴스’는 안방극장에 상륙했다. 황금연휴를 노린 공개일도 힘을 보탰다. 공개 직후 국내 많이 본 작품 1위를 달렸다. 공개 첫 주 최상위권을 지켰다. 극장가 흥행의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다.

특히 장르에 대한 장벽을 느끼던 관객들은 자유롭게 시청이 가능한 OTT 플랫폼을 통해 허들을 낮췄다. 배급사 NEW 관계자는 “예술 영화라고 하면 난해하다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서브스턴스’는 쉽고 직선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김태주 대표는 ‘서브스턴스’의 흥행 요소 중 하나로 ‘장기 상영’을 꼽았다. “단기적인 관객 몰이가 아닌 장기 상영으로 인한 꾸준한 입소문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쌓이고 쌓인 입소문이 안방극장까지 이어졌다. 입소문의 근본은 완성도에서 나온다. 전 세계를 휩쓴 ‘서브스턴스’ 흥행은 예견된 공식이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