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엔하이픈(ENHYPEN)이 ‘콘셉트 시네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음악과 영화가 만난 ‘융합 예술’을 그려나가고 있다.
엔하이픈(정원 희승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 니키)은 매 앨범 자신들만의 서사를 녹인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독보적 콘셉트를 구축해왔다. 이들은 컴백 전에 앨범 주요 메세지를 각색해 콘셉트 시네마 혹은 콘셉트 트레일러로 제작하며, 앨범을 즐기는 색다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12일 공개된 미니 6집 ‘DESIRE : UNLEASH’의 콘셉트 시네마도 한 편의 단편 영화와 같다. 9분 가량의 이 작품은 ‘욕망’(Desire)을 키워드로 한 뱀파이어와의 토크쇼를 보여준다. 욕망과 관련한 다양한 군상, 내면과 외면을 구분 짓는 멤버들의 2인 1역 연기가 돋보였다. 뱀파이어에게만 보이는 괴물이라는 장치는 욕망을 억누르던 내면을 강력하게 두드리는 메타포로 작용하는 등 촘촘한 연출도 호평받았다.
여기에 단편 영화 ‘MERLIN’으로 각종 영화제를 휩쓴 박민수 감독 특유의 정적이고 시네마틱한 영상미는 완성도를 더했다.
엔하이픈이 콘셉트 시네마 프리미어 이벤트에서 “1분 1초 모든 장면이 의미 있기 때문에 다 눈여겨봐 달라”고 자신감을 내비친 이유가 있는 결과물이었다.

엔하이픈이 콘셉트 트레일러에 본격적으로 예술성을 입힌 것은 2023년부터다. 이들은 감도 높은 연출로 대한민국 대표 CF 감독으로 꼽히는 유광굉과 협업해 미니 4집 ‘DARK BLOOD’와 미니 5집 ‘ORANGE BLOOD’의 콘셉트 트레일러를 연작으로 선보였다. 미니 4집에서는 낮은 채도의 영상 연출을 바탕으로 액션 신에서는 강렬한 빨강의 색감 대비를 활용해 진한 인상을 남겼다. 미니 5집에서는 새 삶을 경험하는 엔하이픈의 모습을 밝고 찬란한 청춘 필름처럼 그려내 몰입감을 높였다.
지난해 선보인 정규 2집 ‘ROMANCE : UNTOLD’에서는 스케일을 더 확장해 단편 영화로 선보였다. 누아르 장르에 특화된 이충현 감독과 다크 판타지 서사를 쌓은 엔하이픈이 만나 케미스트리를 터트렸다. 기존 K팝 콘텐츠가 보여주는 것 이상의 긴 호흡의 분량과 블록버스터급의 격렬한 총격 액션 등이 화제를 모았다.
이렇듯 엔하이픈은 완성도 높은 콘셉트 시네마로 엔진(엔하이픈 팬덤명)뿐 아니라 글로벌 K팝 팬들까지 매료하며 컴백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6월 5일 공개되는 미니 6집 ‘DESIRE : UNLEASH’는 사랑하는 너에게 느끼는 욕망을 엔하이픈만의 감정으로 풀어낸 앨범이다. 엔하이픈 표 욕망은 어떤 음악으로 탄생했을지, 콘셉트 시네마를 단서로 팬들의 즐거운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rok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