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친구 따라 강남간다’. 전 세계를 휩쓴 K팝의 날갯짓이 심상치 않다.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공연 관람을 위해 한국을 찾은 K팝팬들이 국내 관광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최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24 외래관광객 실태조사’를 보면 ‘K팝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는 응답률이 8.4%였다. 쇼핑(60.7%), 미식(59.9%)에 이은 3위 수준. 특히 동남아 및 미주권 10~30대 비율이 높아 눈길을 끌었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그룹 세븐틴은 팬들을 겨냥한 관광 프로모션을 기획했다. 거대한 글로벌 팬덤을 자랑하는 그룹인 만큼 공연뿐 아니라 숙박부터 외식, 체험까지 다채로운 오프라인 콘텐츠를 통해 팬심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호텔과 협업이다. 서울드래곤시티는 내달 22일까지 ‘비-데이 파트’ 이벤트를 운영한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용산 등 3개 계열 호텔에서 진행하는데, 세븐틴 관련 기념품을 증정하고, 세븐틴 10주년 도시락을 포함한 다양한 식음료를 내부 식음료 매장에서 선보인다.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도 팬들을 위한 특별 디저트와 음료를 비롯해 다양한 굿즈와 포토존을 마련했다. 에어비앤비도 다음 달 4일 하루 동안 세븐틴이 직접 호스트로 참여하는 ‘10주년 체험 프로그램’을 서울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23년 9월 발표한 보고서에는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약 13조원으로 분석했다. 이 중 관광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무엇보다 K팝 여행은 목적이 ‘뚜렷’한 편이다. 공연 관람, 굿즈 구매 등 대부분 높은 지출과 장기 체류를 동반해 고부가가치를 유발한다.

실제로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2023년 약 21개월간 진행한 콘서트 ‘에라스 투어’ 당시 총 1016만8000여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티켓 수입만 약 3조원을 벌어들였는데, 엄청난 경기 부양 효과 발생 덕에 ‘스위프트노믹스(스위프트+이코노믹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었다.

당시 미국 언론은 스위프트노믹스가 여행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을 정도였다. 미국의 한 여론조사기관은 스위프트 팬들이 공연당 약 1300달러(1680만원)를 지출한다고 밝혔다. 특히 오하이오주에서만 9000만달러(1173억원) 수익을 창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콘서트 매출을 중심으로 교통, 식음료 등 원정 팬 덕분에 여행산업이 살아난 셈이다.

K팝은 단순한 문화 콘텐츠를 넘어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산업으로 성장했다. 앞으로도 K팝 콘서트 및 다양한 체험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예정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