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삼성이 선발진 운영에 계속 애를 먹는다. 외국인 투수 한 자리가 없는 게 시작점이다. 기존 자원 휴식까지 겹쳤다. 또 대체선발이 두 번 들어가야 한다. 눈길은 양창섭(26)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양창섭은 올시즌 12경기 18이닝, 1승1패, 평균자책점 4.50 기록 중이다. 빼어난 기록은 아니다. 대신 직전 등판만 보면 얘기가 다르다.

11일 광주 KIA전에서 5이닝 3안타(1홈런) 1볼넷 3삼진 1실점 호투를 뽐냈다. 최고 시속 150㎞까지 나왔다. 속구가 힘이 있었다. 덩달아 변화구도 힘을 받았다. 그야말로 깜짝 호투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양창섭이 내려간 후 6회 불펜이 흔들리고 말았다. 그래도 양창섭은 분명 좋은 피칭을 뽐냈다. 박진만 감독 역시 “최고 피칭을 선보였다. 그렇게만 던져주면 마운드에 큰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다음 등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선발진 상황을 봐야 한다”고 했다. 다시 기회가 갈 전망이다. 원태인이 돌아왔지만, 아리엘 후라도가 휴식 차원에서 빠졌다. 방출된 데니 레예스 대체 선수도 아직이다.

결국 이번 주도 대체선발이 두 번 들어가야 한다. 지난주는 우천 취소가 있어 한 번만 들어가면 됐다. 그게 양창섭이다. 보란 듯이 호투를 뽐냈다. 그리고 또 선발이 필요하다. 양창섭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선발 등판 후 양창섭은 “대체 선발이기에 그냥 한 타자, 한 타자 막는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스피드도 잘 나온 것 같다. 올해 선발로는 시속 150㎞ 처음 던져봤다. 149㎞에서 멈췄다. 1㎞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나왔다는 점은 괜찮은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아쉬운 점도 있었다. 만점을 줄 수는 없다. (김)재성이 형이 요구한 곳으로 못 던진 게 좀 있다. 반대투구도 좀 나왔다. 더 보완해야 한다. 잡동작 없이, 힘을 쓸 때만 제대로 써야 한다. 자신감은 언제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기회가 빠르게 올 전망이다. 개인 승리 같은 성적은 생각하지 않는다. “부상이 많았다. 꾸준하지 못했다. 그냥 아프지 않고, 시즌 끝까지 완주하고 싶다. 몸 관리는 잘되고 있다. 다시 던질 기회가 오면 보직 무관하게 열심히 던지겠다. 준비됐다”고 힘줘 말했다.

또 호투하면 최선이다. 오랜만에 선발로 나서 ‘맛’은 제대로 봤다. 지난 등판처럼 던지면 된다. 양창섭이 어떤 모습을 보일까. 치열한 순위 싸움이 계속된다. 일단 이기고 봐야 한다. 삼성의 이번 주 성적이 양창섭의 피칭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