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윤식 기자] “윤성빈은 항상 최고 좋죠.”

‘아픈 손가락’이라고 한다. 올시즌 첫 1군 등판을 선발로 맞았다. 극도로 부진했다. 이후 2군에 갔다가 다시 올라왔다. 사령탑은 선발보다는 불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일단 기대감도 크다. 롯데 윤성빈(26) 얘기다.

지난 5월20일 사직 LG전. ‘최상위권’ 맞대결로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윤성빈의 시즌 첫 선발 등판에도 관심이 쏠렸다. 출발은 좋았다. 초구부터 시속 157㎞가 찍혔다. 2아웃까지도 잘 잡았다.

이후가 문제였다. 갑자기 제구가 흔들렸다. 좀처럼 스트라이크 존 안에 공을 넣지 못했다. 결국 1이닝 4안타 7사사구 9실점으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다음날 2군으로 내려갔다.

약 3주가 흘러 다시 1군에 돌아왔다. 15일 SSG전서 등판했다. 7회 2사에 올라왔다. 최지훈을 상대로 공 3개를 던졌다. 모두 시속 160㎞에 육박하는 속구. 최지훈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첫 등판은 선발이었지만, 두 번째 등판은 불펜이었다. 윤성빈 ‘불펜 실험’을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태형 감독도 ‘짧은 승부’라는 말로 본인 계획을 설명했다. 콜업 직후 김 감독은 “윤성빈은 보고받고 할 것도 없이 항상 최고 좋다”며 웃었다.

이어 김 감독은 “(윤)성빈이는 길게 던지는 것보다는 짧게 승부하는 게 어떨까 싶다. 한 번 봐야 한다. 그렇게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데 그냥 둘 순 없지 않나. 못 던져도 본전이니까 편하게 던지라고 말해줬다”고 설명했다.

2017 KBO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큰 키와 위력적인 빠른 공을 앞세워 ‘특급 유망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부상 등의 이유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는 이유다.

그런데도 포기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빠른 공’이다. 시속 150㎞를 우습게 넘기는 힘을 가졌다. 충분히 매력적이다. 올시즌 첫 선발 등판 때도 첫 3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삼진 2개를 잡아냈다. 이런 모습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

그렇기에 ‘윤성빈 활용법’을 고심 중인 김 감독이 내린 결단이 ‘짧은 승부’다. 강력한 구위를 불펜에서 사용해 볼 생각이다. 비록 한 타지였지만, 첫 불펜 등판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앞으로도 윤성빈이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skywalk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