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손만 뻗으면 닿을 것만 같았다. 바로 내 앞에서 차은우가 조용히 눈물을 떨굴 때, 그 눈물을 닦아주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노래를 부르던 순간에는 이 세상에 우리 둘만 남겨진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의 손이 나를 향해 뻗어오자, 나도 모르게 그를 향해 손을 내밀 수밖에 없었다.

‘차은우 VR 콘서트 : 메모리즈’는 꿈과 현실의 경계 위에서 펼쳐지는 특별한 체험이다. 12K 해상도의 초고화질 실사 촬영, 언리얼 엔진 기반의 정교한 VFX, 입체 음향 시스템이 더해진 시네마틱 무대는 기술 이상의 감동을 전달한다. ‘차은우 VR 콘서트’ 시사회에서 마주한 차은우는 조각 같은 이목구비, 깊은 눈빛, 투명한 피부와 선홍빛 입술까지, 실존보다 더 생생한 비주얼로 눈앞을 가득 채웠다.
몰입도가 절정에 달한 순간은 차은우가 얼굴 바로 앞까지 다가와 “사랑해”라고 고백했을 때였다. 숨이 가빠지고 온몸이 움츠러들 만큼 긴장됐다. 차은우의 목소리는 귓가에 속삭이듯 맴돌았다. 현실이든 꿈이든 “다시 만나자”는 차은우의 약속은 시사회가 끝나도 잊을 수 없는 긴 여운을 남겼다.

이 작품은 관객의 감정 몰입을 극대화한 VR 콘서트다. 정교하게 설계된 카메라 동선과 연출은 관객으로 하여금 차은우와 단둘이 있는 듯한 밀착감을 만들어냈다.
현실 속 콘서트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경험이 펼쳐진다. 확장현실 헤드셋을 통해 스크린의 장벽을 허물며, 가수와 관객 사이의 거리는 완전히 사라진다. 실제 콘서트는 객석 위치에 따라 가수가 보이는 각도가 달라지지만, VR 콘서트는 어떤 자리에서도 눈앞에서 가수가 살아 숨 쉬는 듯한 감각을 준다. 특히 ‘단둘이, 바로 눈앞에서’라는 경험은 기존의 콘서트를 초월하는 몰입과 감동을 선사한다. 현실의 물리적 제약을 넘어선 미래형 공연이다.

최근 극장가가 전례 없는 불황에 빠진 지금, ‘VR 콘서트’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대규모 관객 없이도 몰입도 높은 공연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사양 음향 설비와 공간감을 갖춘 극장은 VR 콘서트에 최적화된 무대로 변모할 수 있다. 실제 공연 이상의 경험과 정서적 만족을 제공한다면, VR 콘서트는 극장 산업의 유의미한 수익 모델로 확장될 수도 있다.
기술적 완성도 역시 주목할 만하다. ‘차은우 VR 콘서트’를 제작한 어메이즈(AMAZE)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다. AI 기반 영상 프로세싱 기술 등을 활용해 VR 콘서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차은우 VR 콘서트’는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멕시코 등 글로벌 22개 도시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VR로 구현된 차은우가 아로하(아스트로 팬덤명)에게 어떤 사랑을 건넬지, 전 세계 팬들이 그의 고백을 기다리고 있다. roku@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