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배우 박기웅이 아버지를 떠나보낸 심경을 밝혔다.

박기웅은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부친상 이후 근황과 관련해 “제 근황을 궁금해하시고 염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이렇게 인사드린다. SNS를 자주 하지 않는 편이라 다소 늦은 인사를 드리게 된 점, 너그러이 양해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이날 박기웅은 “올해 저는 세 번의 전시를 했고, 이번 7월에는 지난 1년여 동안 준비해온 100% 신작으로만 네 번째 전시를 계획하고 있었다”며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던 중, 지난 6월 7일 저희 아버지께서 불의의 사고로 소천했다. 당연히도 모든 일정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당시 갤러리 측은 부친상을 당한 박기웅을 배려해 전시 연기를 권유했다고. 다만 박기웅은 “저는 당시 어머니를 모시고 지방에서 삼우제를 지내고 있었고, 전시를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순간 문득, 아버지께서 그걸 원하지 않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예정대로 전시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와 함께 박기웅은 “지금도 동생과 함께 작업 중이다. 작업을 하다 보면, 아버지와 셋이 함께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자주 울곤 한다”며 “잘 모르겠다. 제가 효자인지, 불효자인지. 아직 처리하지 못한 행정적인 일들도 많지만 이번 작업이 아버지와 함께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작업이 될 것이기에 꼭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더불어 박기웅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천천히 걸어가겠다. 세상이 무너진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 또한 알게 됐다”며 “저는, 저희 가족은 여전히 아픔의 시간속에 살고 있지만 다음에 글을 올릴 땐, 한 발 더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겠다”고 인사했다.

앞서 박기웅의 아버지는 지난달 사고사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사고 관련 조사로 인해 이틀 만에 빈소가 마련됐다.

<b> ▲ 이하 박기웅 SNS 글 전문. </b>

안녕하세요, 박기웅입니다.

제 근황을 궁금해하시고 염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SNS를 자주 하지 않는 편이라 다소 늦은 인사를 드리게 된 점, 너그러이 양해 부탁드립니다.

올해 저는 세 번의 전시를 했고, 이번 7월에는지난 1년여 동안 준비해온 100% 신작으로만

네 번째 전시를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던 중, 지난 6월 7일

저희 아버지께서 불의의 사고로 소천하셨습니다.

당연히도 모든 일정이 중단되었지요.

그런데요, 저희 갤러리 분들은 정말 좋은 분들입니다.

경황이 없던 제게 조심스레 전시 연기를 권유해주셨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갤러리가 전시를 연기하면 여러 부분에서 적지 않은 타격이 생깁니다.

그런데도 먼저 그렇게 말씀 주신 겁니다.

따뜻한 마음에 참 감사했습니다.

저는 당시 어머니를 모시고 지방에서 삼우제를 지내고 있었고,

전시를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순간 문득, 아버지께서 그걸 원하지 않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는 약속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시던 분이셨거든요.

마치 갤러리와의 약속을 꼭 지키라고

말씀하시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말씀드렸습니다.

“엄마, 나 이거 하고 올게.

조금만 기다려줘. 이거 잘 마무리하고 다시 내려올게...“

저요. 전시 그대로 진행하려 합니다.

그리고 잘 해내려 합니다.

꼭 잘해내고 싶습니다.

이번 전시는, 작가 생활 중 처음으로

조형작품을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인테리어를 하시던 아버지, 그리고 어릴 적부터

저보다 미술적 재능이 더 뛰어났던 동생과 함께

8개월 넘게 고민하며 만든 조형작업입니다.

지금도 동생과 함께 작업 중입니다.

작업을 하다 보면, 아버지와 셋이 함께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자주 울곤 합니다.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깨질수록 늘고 있다”며 응원해주시던 가족 덕분에

웃으며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효자인지, 불효자인지.

아직 처리하지 못한 행정적인 일들도 많지만

이번 작업이 아버지와 함께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작업이 될 것이기에

꼭 잘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아빠, 아들 잘했지?” 하고

떳떳이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덧붙여, 진심 어린 위로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분들이 없었다면

저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겁니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천천히 걸어가겠습니다.

세상이 무너진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경황이 없어 마땅히 연락드려야 할 분들께

모두 드리지 못한 점,

연락드릴 만한 사이가 아님에도 연락드린 점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저희 가족은 여전히 아픔의 시간속에 살고 있지만 다음에 글을 올릴 땐, 한 발 더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다시 한번,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sjay09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