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30년 넘게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쌓아온 배우 염정아가 새로운 얼굴을 꺼내 든다.

ENA 새 월화드라마 ‘아이쇼핑’에서 그는 불법 입양 매매 조직의 우두머리 김세희 역을 맡아, 냉기 가득한 악역 연기에 도전한다. 최근 tvN 예능 ‘언니네 산지직송’에서 맏언니의 정 많고 수수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였기에, 이번 변신은 더 극적으로 다가온다.

‘아이쇼핑’은 양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이 생존과 복수를 위해 움직이는 액션 스릴러로, ‘아이를 사고판다’는 충격적인 설정 위에 현실적 서사와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쌓아 올린 작품이다.

염정아는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진행된 ENA 새 월화드라마 ‘아이쇼핑’ 제작발표회에서 “이 캐릭터는 악마”라고 말했다.

염정아는 “아주 비뚤어진 신념으로 악행을 벌이는 인물이다. 연기자니까 이런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연기하는 게 재미있을 거라 생각해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염정아는 ‘클리닝업’ ‘인생은 아름다워’ ‘밀수’ ‘외계+인’ ‘크로스’까지,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장르의 경계를 허물었다. 그러나 단 하나, 아직 본격적인 ‘빌런’은 없었다.

그 공백을 메우는 작품이 바로 ‘아이쇼핑’이다. 염정아가 연기하는 김세희는 겉으론 존경받는 종합병원 원장이지만, 그 이면에는 유전자 선별이라는 왜곡된 신념 아래 조직을 운영하는 냉혈한이 자리한다. 인간을 상품처럼 다루는 그 안의 이중성은 시청자에게 섬뜩한 질문을 던진다.

염정아는 “실제로도 정말 재미있고 즐기면서 연기를 했다. 아이들이 최대한 가엾게 보이려면 내가 더 나쁘게 연기를 해야 했다. 악역의 재미가 쏠쏠했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염정아는 늘 익숙함을 선택하지 않았고, 앞서가며 스스로를 해석해왔다. ‘아이쇼핑’의 김세희는 그래서 더욱 기대된다. 새로운 얼굴을 꺼내든 염정아, 이번에는 어떤 악역을 기억에 새기게 될까 귀추가 주목된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