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짝사랑은 때때로 가장 솔직한 감정이다.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오래 품고, 말없이 곁을 지키며, 때로는 연적의 손을 잡는 선택까지 감수하는 것. tvN 드라마 ‘견우와 선녀’의 표지호가 그런 인물이다. 배우 차강윤은 그 진심 어린 청춘의 얼굴을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차강윤은 극 중 무당 소녀 박성아(조이현 분)를 향해 조용하지만 깊은 마음을 품고 있는 고등학생 표지호 역을 맡았다.

감정에 솔직하면서도 친구의 안위가 먼저인 태도는 매회 설득력을 더했다. 배견우(추영우 분)를 향한 질투와 응원 사이에서 복잡한 감정을 오가는 연기는 작품의 균형을 단단히 붙잡았다.

표지호는 로맨스뿐 아니라 스릴러 서사의 중심축이기도 하다. 악귀에 맞서 싸우고,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장면에서는 인물의 용기와 순수함이 동시에 드러났다. 단순한 ‘서브남주’를 넘어, ‘견우와 선녀’의 감정선을 이끄는 숨은 동력이었다.

차강윤은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무해한 청춘’의 얼굴을 각인시켰다. 하지만 이 존재감은 하루아침에 쌓인 것이 아니다.

그는 tvN 드라마 ‘졸업’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전교 1등 이시우 역을 맡아 단정한 비주얼과 또렷한 감정선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JTBC ‘협상의 기술’에서는 첫 주연인 최진수 역을 맡아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사회 초년생 M&A팀 인턴 역할을 맡은 그는 ‘이제훈 바라기’라는 별명과 함께, 순수하고 엉뚱한 매력으로 극의 활력을 담당했다. 상사를 끝까지 믿고 지키는 후배의 진심은 극 후반부 감정선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는 조금 더 무게감 있는 청춘 서사를 보여줬다. 신시아(표남경 역)와의 선후배 감정선을 부드럽게 풀어낸 인턴 탁기온 역으로 출연한 그는, 병원 안팎의 긴장과 설렘 사이를 자연스럽게 오가며 시청자의 공감을 얻었다. 특히 ‘듬직한 연하남’의 면모는 시청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그의 행보는 2025년에도 계속된다. 차기작은 JTBC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다. 극 중 류승룡과 명세빈의 아들 김수겸 역을 맡아,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고 결심한 청년의 독립 서사를 펼칠 예정이다.

주연과 조연, 학원물과 메디컬 드라마, 로맨스 판타지까지 장르와 서사에 따라 차강윤은 매번 다른 얼굴로 관객 앞에 섰고, 그 얼굴마다 인물의 숨결을 담아냈다.

아직 연기의 폭을 증명할 기회는 무궁무진하다. 그 가능성은 이미 몇 개의 캐릭터를 통해 충분히 감지됐다. 그의 다음 이야기가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khd9987@sportsseoul.com